안녕, 난 세 살 때부터 웃음을 잃은 띠리띠리야.
지구인의 행복을 빼앗기 위해 온 외계인이지.
지구에 사는 당신, 지금 행복해?
대답이 없는 걸 보니, 계획대로 되고 있군.
이건 로또 복권이야. 지구인들은 1등에 당첨되길 기대하며 매주 복권을 사지.
당신도 입버릇처럼 애기하잖아. “복권에 당첨되면 소원이 없겠다.”
하지만 복권에 당첨된다고 행복해질까? 잘못 상상하고 있는 거야.
당신의 뇌가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거라고. 못 믿겠어?
지금부터 설명해 주지. 딱 15년 전으로 가 보자고.
1993년 봄, 당신은 대학생이 되었지. 숨 막히는 입시 전쟁 중에 당신은 멋진 연애를 하고
자유롭게 여행하는 대학생을 상상했지. 그런데 막상 대학에 들어오니 어땠어?
연애는커녕 복잡한 선후배 관계에 치열한 취업 경쟁까지 상상에 없던 것들이 나타나
당신은 더 우울해했어. 이렇게 지구인의 뇌는 앞일을 예측하는 과정에서 없는 정보를
추가하거나 중요한 정보를 빠뜨려.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재조합하는 거지.
당신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어.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면, 새 자동차를 사면,
달콤한 결혼을 하고 근사한 집을 마련하면….
하지만 그 상상에도 여전히 빠져 있는 것이 많았지. 잔소리하는 상사, 퇴근길 주차 전쟁,
바가지 긁는 마누라까지. 매번 목표를 이루어도 행복은 잠깐이고 다시 허전했어.
지구인이 그런 실수를 반복하는 건 뇌 속에 ‘심리면역체계’가 있기 때문이야.
새로운 행복감에 젖는 상황에 놓여도 어느 정도 지나면 뇌가 그 상황에 적응해
중립 상태를 만드는 거지, 당연히 처음 느꼈던 흥분과 행복감은 사라져.
심리학자들은 그걸 ‘습관화’라고 해.
심리면역체계가 나쁜 건 아니야.
첫사랑에 실패했을 때를 기억해 봐.
그녀가 떠나면 세상이 끝날 것 같았지만 당신은 잘 지내잖아.
신체면역체계가 질병에 대항해 몸을 지키듯 심리면역체계가 당신 자신을 지키려고
백방으로 노력했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심리면역체계가 아무 때나 작동하진 않아.
결혼 실패나 실직처럼 극심한 고통에는 작동하지만, 기분이 조금 나쁜 상황에는
작동하지 않지. 그래서 당신은 큰 잘못에는 너그러우면서 음식이 짜거나 아내가
시댁 불평을 하면 크게 화를 내잖아.
이건 비밀인데, 내 진짜 소원은 지구인들이 행복해지는 거야.
다른 사람이 여러 상황에서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살펴보라고.
어쩌면 행복은 미래가 아니라 바로 당신 옆에 있을지도 모르거든.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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