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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야기(Dream On)

[꿈꾸는 사람] 세계적인 쉐프 에드워드 권(권영민ㆍ38)

 

 "열정을 노력에 담아라"

리츠칼튼, 쉐라톤그랜드, 페어몬트 등 유명 호텔의 주방을 두루 거쳐 세계 유일의 7성급 호텔 두바이 버즈 알 아랍의 수석총괄조리장에 오른 스타쉐프. 미국의 젊은 요리사들에게 가장 큰 영예인 미국 요리사 협회 선정 '젊은 요리사 톱10'에 뽑힌 인물. 그는 바로 최근 한국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 중 하나인 세계적인 쉐프 에드워드 권(권영민ㆍ38)이다. 그가 오늘날 이같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던 것은 열정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에드워드 권 쉐프는 2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열정을 요리하다'라는 주제의 휴넷 골드명사 특강에서 "자신의 열정이라는 요리를 노력이라는 그릇에 담으라"고 강조했다.

미국으로 가 지난 10년간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고 정해진 근무시간의 두 배 이상을 오로지 요리에만 매달린 그의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세계적인 요리사의 꿈은 그같은 그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오늘날의 결실을 이루어냈다.

에드워드 권은 "쉐프에게 음식은 자신의 얼굴이자 마음이며 그것을 담는 그릇은 거울이다. 어느 누가 자신의 얼굴을 못생기게 보여주고 싶겠는가"라며 "그래서 열정이 필요하고 살아가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불고 있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 열풍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먼저 한국 음식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요즘은 요리사가 뜨는 직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 음식은 싸야 하고 요리사는 다소 무시하는 경향은 여전하다"면서 "우리 스스로가 바뀌지 않는데 무슨 한국 음식 세계화가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에드워드 권은 일본 음식 세계화의 사례를 들면서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꼬집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 음식의 세계화를 시작한 것이 스시와 사시미라고 보는 데 그렇지 않다. 바로 돈가스가 그 시초"라며 "일본 사람들은 외국에도 자신들이 먹는 돈가스와 비슷한 음식이 있고 외국인들은 항상 소스를 곁들인다는 것을 감안해 돈가스 소스만을 개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돈가스에 소스를 뿌려 세계로 전파시킨 것이다. "이어 일본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면을 먹는 것을 겨냥해 우동을 세계화시켰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일본 음식에 대해 우호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후 스시와 사시미를 헬스푸드, 다이어트푸드라고 선전해 세계로 내보냈다"고 에드워드 권은 설명했다.

또한 그는 "한국 음식의 세계화라고 선보이는 음식들 대부분이 구절판, 신선로, 어만두 등이다. 하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이런 음식들을 몇 번이나 먹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한국적인 것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외국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적절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드워드 권은 음식시장에 대해 "앞으로 20~30년이 지나면 음식시장은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전자제품과 같은 기술 분야는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음식시장과 그에 대한 요구는 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보니 한국의 음식시장은 거품이 끼어있다. 요즘 이름있는 강남의 유명 레스토랑에 가보면 1인당 밥값이 10만원부터 시작하더라"며 "이같은 거품이 빠지고 먹는 것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바뀌어야 한국 음식시장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백화점에 오픈한 에드워드 권의 작은 카페에는 1만5000원을 넘는 음식이 없다. 7성급 호텔의 수석총괄주방장의 레스토랑은 당연히 최고급에 비쌀 것이란 예상을 깨고 그가 먼저 음식시장의 거품빼기에 팔 걷고 나선 것이다.

요리사로서는 최고의 위치까지 올라 이미 꿈을 실현한 그지만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바로 요리 사관학교를 세워 제2, 제3의 에드워드 권을 키워내는 것이다.
에드워드 권은 "누구나 꿈을 이룰 자격이 있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꿈에 노력이 없으면 공상이 되고만다.

공상은 누구나 할 수 있으며, 또한 값없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종이 파쇄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