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 가운데 17%는 여자형 뇌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 여자들의 17%는 남자형 뇌를 갖고 있습니다. 여자형 뇌와 남자형 뇌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활성화된 부분이 다르고, 기능 또한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형 뇌는 공감하는 능력, 언어의 구사능력이 떨어지는 반면 체계화하거나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은 뛰어납니다. 또 움직이는 물건을 파악하는 데 뛰어난 반면 색깔의 미세한 차이를 찾아내는 데는 여자들보다 떨어진다고 합니다.
여자형 뇌는 물론 남자들과는 반대되는 경향을 띠게 됩니다. 공간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져 주차도 잘못합니다. 대신 말을 잘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납니다. 연속극을 보면서 눈물을 잘 흘리는 것도 여자형 뇌가 활발하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남자들의 뇌가 사냥에 능하고, 여자들의 뇌는 채집에 능하도록 진화됐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왜 자연은 남자와 여자 가운데 각각 반대되는 성의 특징을 갖는, 남자이면서 여자형 뇌를 갖는 사람과 여자이면서 남자형 뇌를 갖는 사람의 비율을 17%로 정했을까요? 과학자들은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런 소수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외부환경이 현재와 동일하다면 유전자가 항상 83%의 다수, 17%의 소수를 유지합니다. 그러나 환경이 급변하게 되면 단시간에 인간의 뇌는 소수의 특징을 부각시켜 소수가 다수가 되도록 유전자를 작동시킬 것입니다. 지금의 다수는 순식간에 17% 소수로 또 떨어지겠죠.
주목할 것은 17%라는 수치입니다. 왜 10%도 아니고 7%도 아니고 30%도 아닌 17%일까요? 17%라는 숫자는 현재의 상태에서 효율적으로 기능을 하되 미래의 변화에 필요한 동력을 간직할 수 있는 자연이 찾아낸 최적의 수치라고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신규 사업에 투여된 인력과 자원의 비율이 10% 정도라면 나중에 기존 사업이 급격하게 취약해질 때 신속하게 신규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없게 됩니다. 반대로 이 비율이 20% 이상으로 높아지면 기존 사업에서 전력투구하고 최대한의 효과를 얻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 장기간 생존을 하고 변화를 한 기업들은 대체로 15~20%에 해당하는 회사의 자원을 미래를 위한 변화에 투자합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3M이죠. 3M은 직원들에게 일상 업무와 관련이 없는 창조적인 일에 15%의 시간을 쓰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사용한 시간을 통해 3M은 혁신적인 상품을 계속해서 만들어 냈습니다. 세계적인 IT기업인 구글 역시 직원들에게 업무의 20%는 창조적인 일을 하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17%라는 수치는 정치, 사회적인 상황에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두 가지 입장이 있을 때 17%라는 수치는 소수가 다수로 바뀔 수 있는 변곡점입니다. 혁명을 하는 경우도 지지자들이 17%를 돌파하면 혁명 후 그 사회를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경영 컨설턴트인 제프리 무어(Geoffrey Moor)가 그의 저서 <캐즘을 넘어서(Crossing the Chasm)>에서 언급한 캐즘도 대체로 5~16%선에서 파여져 있고, 그 캐즘을 넘어섰을 때 보이는 수치가 바로 17%입니다.
사회나 자연, 대부분의 현상은 정규분포를 보이고 있고, 대체로 4~5%선에서 첫 번째 변곡점, 16%선에서 두 번째 변곡점이 발생합니다. 혁명적 변화가 도입되면 대체로 4~5%선에서 머물게 되죠. 그러다 4~5%가 역동적으로 활동하면서 16%를 넘어 17%라는 수치에 들어서게 되면 동력을 받아 사회의 지배적인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17%를 넘어서면 나머지는 그냥 따라오는 것이죠.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100%의 에너지를 현재의 업무에만 쏟는다면 금방 에너지가 고갈되고 발전이 없습니다. 적어도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의 17%는 교육 등 자기 계발을 위해서 써야 계속 발전할 수 있습니다.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미래의 급격한 환경변화에 유기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수치로 이 17%룰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할당된 자원이 17%에 못 미친다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고, 현재와 다른 상황이 된다면 기업도 망할 가능성이 높게 됩니다. 17%라는 수치는 자연이 변화를 준비하는 그 모든 것에 주고 있는 아주 강한 암시입니다.
글: 고종원 조선일보 기자 (k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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