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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 임원을 뽑으려면 이런 것을 봐야

 

 

기업의 임원은 ‘기업의 별’로 불린다. 군대에서 ‘별’을 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기업의 경우 임원이 되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그래서 임원은 샐러리맨의 꿈이다. 임원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임원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헤드헌팅 회사의 CEO센터에 있으면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임원을 추천하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그 공통점을 따라가다 보면 CEO로서의 성공 전략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1 타인과 차별화된 전문성과 업적을 가져라.

건설 회사인 경남기업의 김호영 사장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해외 건설 분야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00년 현대건설 유동성 문제 발생 이후 회사 구조조정본부 IR팀장을 맡아 국내외 신인도 제고에 기여해 국내 신용등급 상향 및 해외 신규 공사 참여 자격을 확보하는 등 탁월한 수완을 발휘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경남기업 해외총괄사장으로 영입됐고, 구원투수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임원이 되기 어렵다는 HR 분야에서 전문가로 성장한 르노삼성자동차의 이승희 부사장을 보자. 1977년 삼성건설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 부사장은 30년 동안 인사부서에 몸담아 명실 공히 국내 대표적인 인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0년 9월 르노삼성자동차 인사본부장을 맡으면서 노사 상생의 표본이 된 ‘8년 연속 비 노조, 무분규’를 이끌며 한국적 노사문화에 있어 한층 발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 문화 창달에 앞장선 주인공이다. 그는 이를 인정받아 2008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처럼 전문성과 그에 따른 업적은 회사에서 그 사람의 ‘존재의 이유’가 되기도 하며, 세상과 소통하게 하는데 아주 주요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2 상사와 코드를 맞추고 로열티를 생명처럼 여겨라.

새벽 4시면 산을 오르던 중견그룹의 회장이 있었다. 회장을 따르는 사람은 K 임원, 그는 외부의 엇갈리는 평가와 달리 회장의 훌륭한 면모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그래서인지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를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중견그룹 계열사 C 부사장은 지난 3월 퇴임했다. 그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상무,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영입됐는데, 신규 사업과 관련해 사장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일에 대해 부사장으로서 반대했다. 하지만 사장은 사업의 진행을 밀어붙였고 그는 영입 1년여 만에 사장과의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어느 회사이건 CEO는 직원 모두에게 사랑을 베풀 만큼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다. 오직 로열티를 가지고 코드를 맞추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주어질 뿐인 것이다. 삼성의 ‘김용철 변호사’ 사건 이후 기업들의 두드러진 인재 선호 현상이 ‘로열티가 있느냐’에 맞춰져 가고 있다. 그 이유는 그만큼 로열티의 손상으로 피해를 입는 기업이 늘기 때문이다. 인재가 이탈됐건 기술이 유출됐건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해 회사가 입는 피해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3  21세기 CEO의 필수 자질인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라.

얼마 전 화학·조선 업계의 CEO들과 점심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거래소 상장기업의 대표이사로 영입된 L 사장은 회사의 환율 대응 미비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는데, 초기에 재무 담당자와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했다. 환율에 대해 대처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아직 괜찮다”는 담당자의 말을 믿고 시간을 보내다가 손을 댈 수 없는 상황까지 가 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노조와도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급기야 오너의 눈 밖에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소통 능력’은 CEO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한다.

4  성공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성(城)을 구축하라.

지난해 H그룹에서 본부장급을 영입한 적이 있는데, ‘대기업 출신이긴 하나 회사를 몇 군데 옮겼고, 현재 그룹의 위상에서 보기에는 연배도 낮고 스펙이 달리는’ 사람이었기에 회사 내부에 있는 임원들조차 의아해 한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대학동창인 계열사 사장의 추천을 받아 영입을 결정했던 것이다. 결국 이 임원은 본부장 자리에 올랐는데, 본인의 네트워크를 제대로 활용한 케이스에 해당이 된다.

네트워크는 학맥이나 직장동료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헤드헌터에게 인사 시즌인 연말과 연초는 가장 바쁜 시기에 해당된다. 올 초 한화그룹 계열사의 C 상무는 본인이 나가게 될 것 같으니 적당한 자리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 마침 관련 포지션을 2~3군데 진행 중이어서 곧바로 후보자 추천을 진행했다. 반면에 H그룹 K 임원의 경우 인사철이 한참이나 지난 뒤에야 본인의 이력서를 보내왔다. 이미 인사 시즌이 끝나 상황이 종료된 뒤라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네트워크는 현실 사회에서 무시할 수 없는 ‘성(城)’이다. 네트워크라는 성을 잘 쌓아놓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결과적으로 보았을 때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리더십과 팔로십을 얘기하고자 한다. 강남 노보텔 앰배서더의 김광욱 사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리더를 잘 보좌하고 리더가 성공하도록 최대한 지원해주는 팔로십과 리더십을 잘 발휘했기 때문에 그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임원이 됐고 CEO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퇴직하고 몇 개월 쉬어본 임원들의 대부분은 ‘눈높이가 낮아졌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그 눈높이를 재직하는 동안 조금 더 낮추어서 상사와 맞추고, 주변을 돌아본다면 CEO로 가는 길이 조금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임원은 ‘임시 직원’의 줄임말이라는 말이 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조직을 떠나지 않으려거든 상사와 코드를 맞추고 로열티를 생명처럼 여겨야 한다.
 
글: 박선규 커리어케어 컨설턴트 (
sean@careerc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