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소매유통산업은 지난 2년간의 극심한 경기침체로 대형 업체들이 파산하고 수많은 소규모 소매업체들이 문을 닫았다. 이는 지난 몇 년간의 호황으로 신용카드를 과다 사용했던 소비자들이 주택시장 붕괴와 경기침체로 소비를 급속히 줄이면서 소매유통산업이 붕괴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형 전자제품 체인점인 서킷시티(Circuit City)를 비롯해 KB Toys, 리넨스앤싱스(Linens’n Things)가 파산했으며, 대형 쇼핑몰들의 공실률은 사상 최대를 기록해 많은 소매점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소매유통산업의 극심한 부진은 약간의 회복세에도 여전히 높은 실업률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면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판매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소매유통업체들도 있다. 불황이 승자와 패자를 확실히 구분한 셈이다. 가구, 전자제품 등을 대여해주는 아론스(Aaron’s)는 미 전역에 걸쳐 약 1600개의 매장을 보유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2007년 이래 21%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불경기로 소비자와 소형 사업체들이 고가의 가구나 전자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것을 선호한 결과다.
의류 유통산업에서는 매우 독특한 업체인 에어로포스테일(Aeropostale)이 있다. 경쟁 의류업체들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동안 2007년 이래 매출액이 약 28% 급증했다. 저렴한 가격에 멋을 낼 수 있도록 독특한 디자인으로 승부하면서, 특히 개학 시즌에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 최대의 온라인 판매업체인 아마존 역시 지난 2007년 이래 매출액을 약 38% 늘렸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비중을 줄이고 가격 비교가 용이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구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데 착안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초기에는 서적과 음반 판매로 시작해 지금은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활발한 인수ㆍ합병을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 온라인 판매 시장은 경쟁이 아주 심한 편이나 아마존은 월마트와 비견될 정도로 온라인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어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밖에 75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통해 고가와 중저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한 버클(Buckle), 3400개의 매장에서 다양한 저가 가정용품과 냉동식품을 판매해 경기침체의 혜택을 보고 있는 달러트리(Dollar Tree) 등 많은 알짜배기 유통업체들이 틈새시장 공략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불경기에도 지속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한 업체들은 불경기를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구조적으로 낮은 부채비율과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 소비자들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친화적이며, 대다수가 2, 3개의 비즈니스 라인을 가지고 있어 한 곳에 집중되지 않은 사업 포토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불경기에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는 이들 업체는 경제가 회복될 경우 더욱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어재선 코트라 시카고KBC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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