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내용만 좋다고 학생들을 공부 기계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삶의 목표와 관련한 이야기를 10대들의 말투로 들려주며 공감대를 형성해야
학생들이 따라오죠.”
수리 영역의 스타 강사 우형철 씨(46)는 학생들 사이에서 ‘삽자루’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과거 오프라인 강의에 주력할 땐 ‘삽자루’로 학생들을 때렸고, 비속어도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강의는 항상 만원이다. 학생들은 그를 ‘수포자(수학 포기자)의 구세주’라 칭한다. 지난해 그가 올린 매출도 90억 원이 넘는다.
○ “성적 안오르는 건 가르치는 사람 잘못”
그는 강사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공부 못 하는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기초적인 공식도 모를 수 있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공부 못 하는 아이들을 많이 가르쳐 보니 성적이 안 오르는 게 학생들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의 잘못이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채찍-당근-비전이라는 3단계 방법으로 공부를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그가 가르쳤던 아이들은 대부분 문제아였다.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히기 위해 그는 ‘채찍’을 사용했다. 닿는 면적이 넓어 별로 아프지 않지만, 큰 소리가 나기 때문에 맞는 사람과 지켜보는 친구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삽자루를 썼다. 하지만 어느 순간 채찍에 한계가 왔다. 이때 그는 당근을 활용했다.
“요즘 청소년들이 아이팟에 열광하듯 옛날 청소년들에겐 게스 청바지가 최고 인기 제품이었습니다. 시험을 잘 보면 게스 청바지를 사준다고 하니 수학의 ‘수’자도 모르는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더군요. 그런데 당근으로도 부족한 시점이 또 옵니다. 당근만으로는 본인이 좋아서 스스로 공부하는 수준으로 만들긴 어렵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너 나한테 올 때 대학 가기도 힘든 수리영역 7등급이었지? 벌써 3등급까지 왔잖아. 이제 한두 등급 높여 명문대를 가는 건 일도 아냐’라며 비전을 제시해야죠.”
꼴찌에게 처음부터 거창한 비전을 제시하면 공부 의욕을 북돋울 수 없다. 채찍과 당근으로 먼저 능력을 만들어준 다음 비전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 최고의 동기부여는 직원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는 현재 경영자 역할을 하고 있다. 강의 준비와 교재 연구를 도와주는 사람이 20여 명이고, 그가 설립한 기숙학원에도 8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비법도 남다르다.
그는 강사들을 제외하고는 고학력 직원을 뽑지 않는다. 직원 80명 중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단 1명에 불과하지만 학원 운영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모의고사 기간에는 전 직원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그의 직원들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일만 한다. 명문대 출신들을 뽑았다면 뒤탈이 많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직원들에게 두둑한 휴가비와 2주 휴가를 줬습니다. 휴가가 끝난 뒤 뭐 했냐고 물으니 ‘집안일을 돕고 돈은 저금했다’고 해요. 무작정 이 친구들을 나무랄 수 없었습니다. 재충전의 의미를 갖는 휴가를 가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부족했기에 돈만 주면 끝이라고 생각했던 겁니다. 이후 아예 해외여행 패키지를 끊어줬습니다. 여행을 다녀오면 직원들의 견문이 넓어지고,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게 제 눈에도 보이니 계속 보내줄 수밖에 없었죠.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사람들은 명문대 출신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보통 사람들을 활용하는 기술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 ‘삽자루’ 우형철 씨는
서울대 자원공학과 84학번으로 대학교 3학년 때 학원 업계에 뛰어들었다. 2005년부터 노량진 비타에듀 학원 소속으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다. 현재 경기 이천시에서 재수생들을 위한 ‘삽자루 기숙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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