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이야기(CEO연구)

[CEO 연구]시간과 돈, 둘 중에 어느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까

 

 

시간과 돈, 둘 중에 어느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온라인 경영저널 놀리지앳와튼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시간이 돈보다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저스 커피는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폴저스 커피 한 잔은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는 최고의 순간’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씨티은행 광고는 ‘부유하게 살라’는 카피를 활용했다. 시간과 돈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강력한 반응을 이끌어내기 때문에 광고 마케팅에서는 두 요소 모두 자주 사용된다. 과연 시간과 돈 중 어떤 것이 소비자의 선택에 더 효과적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온라인 경영저널 놀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은 ‘시간과 돈, 둘 중에 어느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까(Time vs. Money: Analyzing Which one Rules Consumer Choices)’란 제목의 보고서를 실었다.

와튼스쿨의 캐시 모길너 마케팅 담당 교수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제니퍼 아커 마케팅 교수는 시간과 돈의 효과를 주제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각각 여섯 살 난 아들을 두고 있는 모길너와 아커 교수는 어느 토요일 오후, 샌프란시스코의 한 공원에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레모네이드를 팔게 했다. 모길너 교수는 ‘약간의 시간을 투자해 C&D의 레모네이드를 즐기세요’, ‘약간의 돈을 투자해 C&D의 레모네이드를 즐기세요’, ‘C&D의 레모네이드를 즐기세요’라는 3가지 광고 문구를 준비해 갔다. 아이들이 레모네이드 판매를 시작하자 광고 표지판을 10여 분에 한 번씩 바꿔 달았다. 광고 문구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고객들에게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1∼3달러 사이에서 원하는 금액을 내면 된다고 얘기했다.

이날 레모네이드 가판대를 지나간 391명 중 총 40명이 레모네이드를 구입했다. 조사가 끝난 후, 모길너 교수는 광고 문구에 돈이 아닌 시간에 관한 내용이 있을 때 더 많은 행인이 발길을 멈추고 레모네이드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에 관한 광고 메시지를 본 고객은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 
  
이 실험 결과처럼 시간에 초점을 맞춘 광고 문구를 읽은 소비자들이 더 큰 행복감을 느끼고 더 많은 돈을 내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두 교수는 돈을 떠올리는 광고를 하면 소비자들은 제품의 구매 비용 부담과 같은 부정적 인상을 받게 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시간을 소재로 광고를 제작하면 소비자들은 주로 제품의 편익부터 떠올린다.

모길너 교수는 “고객들은 시간을 소비했을 때 해당 제품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시간을 소비하면 그만큼 해당 제품과 교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돈을 지출하는 행위를 통해 직접적인 유대감을 느끼는 사례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시간이 돈보다 소비자의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때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두 교수는 또 다른 두 개의 실험에서 핸드백, 선글라스, 고가 보석류 등 신분을 상징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특정 고객들은 다른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명품을 소유하는 문제에서는 시간보다 돈이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다양한 실험을 통해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각 브랜드는 개별 소비자들이 경험과 물질 중 어떤 요소를 우선시하며, 해당 제품과 가장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즉,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시간, 물질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는 돈이라는 요소를 강조해야 소비자와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