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벨기에에는 '레이날드 3세'라는 귀족이 있었습니다. 그는 유산으로 많은 토지를 물려받았습니다. 이를 시기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그의 동생 에드워드였습니다.
결국 동생은 반란을 일으켜 형 레이날드를 이기고 그의 재산을 모두 빼앗아 버렸습니다. 그리고는 형을 차마 죽일 수 없어 형 레이날드 3세를 노이케르크 성에 집을 하나 마련하고는 그곳에 레이날드를 감금했습니다. 그리고는 레이날드가 스스로 멘 몸으로 그곳을 나올 수 있다면 석방은 물론이고 작위와 재산을 모두 되찾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은 동생은 형이 감금된 방에서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구의 몸을 가진 레이날드의 약점을 이용하였습니다. 동생 에드워드는 형을 문이 좁은 방에 가두어 두었습니다. 그가 감금된 방에는 서너 개의 창이 있었고 대문도 열려 있었고 경비병도 역시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대문은 일반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정도였지만 몸집이 커다란 레이날드레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형에게 말했습니다. “만약 형 스스로 이 문을 통해 나올 수만 있으면 방면하여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형에게 매일처럼 형이 좋아하는 맛있는 음식을 무한정 공급해 주었습니다. 원래 형은 식성이 좋아 많이 먹었고 그 결과 체중이 굉장히 무거웠기 때문에 그의 별명은 ‘뚱뚱이’를 의미하는 라틴어로 크라수스였습니다. 그가 자유를 얻는 길은 ‘말라깽이’가 되도록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었습니다.
에드워드는 매일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형에게 보냈습니다. 레이날드는 동생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자신이 어떻게 해야 그 방을 빠져나갈 수 있는지 뻔히 알고 있었지만 당기는 식욕 때문에 동생이 주는 맛있는 음식을 조금도 남기지 않고 언제나 다 받아먹었습니다. 그 결과 형의 몸은 날로 비대해졌습니다.
주변 국가에서는 형을 감금한 일에 대해 에드워드의 잔혹성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에드워드는 주변 국가에 사람들을 보내어 그렇지 않다는 점을 해명했습니다. "내 형은 죄수가 아닙니다. 그는 어느 때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떠날 수 있습니다."
그 해명은 사실이었습니다. 레이날드는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에드워드가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그 방을 나서지 못하였고 건강이 악화되어 한 해가 지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파스칼은 습관이란 제2의 천성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먹는 식욕도 일종의 습관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유를 빼앗기고 재산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레이날드는 식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비참한 최후를 마친 것입니다. 레이날드를 나무랄 것 없습니다. 식욕 때문에 다이어트를 위한 피나는 노력도 보람이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의 탐욕 또한 우리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죽게 만든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스스로를 자제하지 못하므로 레이날드의 미련함을 비웃을 자격이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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