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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읽기

전문가들이 보는 집값 이야기

 

전문가 10명중 6명 “집값 대세하락”

"인구 감소·임금상승률 둔화로 하락국면"
"공급감소폭이 더 크면 되레 상승" 반론도
"내려도 일본식 붕괴없다"엔 대체로 공감

 

'대세하락인가, 일시조정인가.'
최근 집값을 둘러싼 '대세하락' 논쟁이 한창이다. 부동산 침체 장기화로 기존 주택시장이나 신규 분양시장 가릴 것 없이 극심한 거래 부진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매시장 역시
낙찰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집값 폭락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반면 최근 집값 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공급 추이를 고려할 때 오히려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25일 부동산전문가 10명을 선정해 최근 집값 하락의 원인과 향후 추이를 물었다. 조사 결과 최근 대세하락론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대세하락 vs 일시조정

=본지 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 10명 가운데 6명은 우리나라 부동산 국면을 대세하락으로 봤다. 3명은 이에 반대했고, 1명은 기타 의견을 냈다.

대세하락으로 판단한 전문가들은 공급 과잉과 인구 감소, 주택자금 조달문제 등을 근거로 댔다.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부동산학)는 "수도권은 이미 재고물량 조정 단계로 진입했으며, 주택구입 주 수요층인 40∼50대 인구 감소로 주택 수요도 감소 상황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또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경험상 임금 상승률이 집값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때 집값은 꺾였다"며 "앞으로 임금 상승률이 획기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작다는 점에서 부동산은 대세하락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젊은 층의 달라진 세태를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은 "인구 감소로 과거와 같은 주택 수요가 형성되지 않아 주택 가격 상승 여건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집을 소유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세하락에 반대의견을 낸 전문가들은 인구 감소 추이와 주택공급 문제를 달리 해석했다. 특히 공급 측면에서 보자면 가격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은 "대세하락론자들은 인구와 소득 등 대체로 수요적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는데, 공급은 불변한다는 전제 하에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런 논리라면 극단적으로 말해 수요 감소 폭보다 공급 감소 폭이 더 크다면 향후 집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현환
국토해양부 주택과장 역시 대세하락 의견에 반대했다. 전 과장은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인구 감소에도 주택수요의 기본 단위인 '가구'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앞으로 50대 이상 고령자 가구의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 의견의 근거를 제시했다.

◆"일본식 붕괴는 없을 것"=

집값이 설령 내리더라도 '버블붕괴'나 '대폭락'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았다. 박 소장은 "부동산 붕괴는 시장 내재요인에서 촉발되는 게 아니라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의 갑작스러운 쇼크로 잠재된 내부 모순이 터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최근 주택시장 폭락론을 제기하는 것은 언제 올지도 모르는 외부 충격을 예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도 "인구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택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수도권은 그 시기가 8년 이상 남아 있고 서울은 재개발 등 변수가 있어 현 시점을 본격 하락으로 논하기엔 이르다"고 지적했다.

대세하락을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일본식 거품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도쿄나 홍콩 등과 비교해 봤을 때 서울이나 수도권의 집값은 그리 비싸지 않다"며 "일본식 거품 붕괴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석수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집의 실질자산가치가 현재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는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서서히 하락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집값 폭락사태는 없을지라도 당장은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부동산학)는 "일단 거래가 위축돼 섣불리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며 "주택가격 동향을 좀 더 살핀 후 판단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도 "특히 주택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대출받아야 하는 실수요자라면 내집 마련은 서두르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경제부 jmkim@segye.com


◆의견 참여자 명단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 ▲정봉주 하나은행 부동산팀장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규현 한양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 ▲진현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 ▲한석수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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