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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 패션진품 주의

 

 

"좋은 옷이란 명품이 아니라 진품이어야 합니다. 지센은 명품에 버금가는 품질에 가격은 합리적인, 말 그대로 진품을 지향합니다."

3040 남녀를 위한 국내 대표 패스트 패션인 지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위비스의 도상현 사장은 '패션 진품주의'를 내세운다. 지센은 론칭 5년 만에 매장 215개, 매출 115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2009년 기준)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려 화제가 되고 있는 브랜드.

도 사장은 2005년 백화점 판매 위주였던 고가 여성복 브랜드 지센을 인수했다. 이후 품질과 디자인은 백화점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생산은 해외 소싱, 유통은 대리점 방식으로 바꿔 지센을 합리적인 가격대 성인용 패스트 패션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2006년에는 상하의 한 벌이 9만9000원에 불과한 실크 정장 '실키바바리'로 히트를 쳤으며 연이어 추동용 폴라플리스 점퍼, 캐시미어 100% 스웨터 등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들 제품은 고급 소재 제품을 박리다매식 기획상품으로 내놔 알뜰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탔다. 매년 평균 80%대 매출 신장률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고 문정점과 죽전점 등 월평균 1억원이 넘는 매장이 속속 등장했다. 여성복 성공에 힘입어 최근에는 남성복 '지센옴므'도 전개하고 있다.

캐주얼 의류 전문가인 도 사장은 1988년 LG패션(당시는 LG상사 소속)에 입사해 남성캐주얼 벤추라와 타운젠트, 캘빈클라인의 영업과 상품 기획을 10년간 담당했다. 온 가족이 함께 입을 수 있는 토털 패션 '베이직하우스'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캐주얼 의류 전문이었던 그가 여성복을 하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출ㆍ퇴근길에 자주 마주치는 주부 가운데 상당수가 목이 늘어진 면 티셔츠를 입고 있더라는 것. 남편과 자식들 챙기느라 자기 옷 하나 변변하게 마련하지 못해서 그랬겠다 싶어 의류업을 하는 처지에서 맘이 영 편치 않았다.

도 사장은 그때 주부들이 가격 부담없이 마음 놓고 사입을 수 있는 예쁘고 좋은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진품 같은 옷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도 사장의 생각은 '위비스'라는 회사명에서 알 수 있다. 위비스는 영어로 'We live Together'를 줄인 말로 '우리는 더불어 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면서 "직원,고객, 협력업체, 대리점주들이 다 같이 성장하고 성과를 나누는 게 회사 운영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위비스의 또 다른 강점은 디자이너가 많다는 것. 비슷한 규모 패션회사가 디자이너 10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지만 위비스에는 30여 명이 있다. 디자이너가 많다 보니 신상품 옷이 매일 출고되고 정장뿐 아니라 캐주얼 그리고 스포츠 의류까지 상품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

그는 "밥 장사는 밥맛이 있어야 하고 옷 장수는 옷맛이 있어야 하는데 옷맛을 만드는 건 바로 디자이너"라며 "이들이 매번 진부함을 걷어내고 세련되면서 어려 보이는 옷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도 사장은 "올해 매장 40개를 추가해 300개 매장에서 1500억원대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한편 위비스는 오는 9월 상하이와 광저우 대형 백화점에 매장을 내는 등 중국 시장에도 첫 진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글로벌 패션 리딩 브랜드로'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지미 기자 

 

제품이 입소문을 타게 하는 경로의 설계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