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권에서 <영웅>이란 단어는 남자들의 세계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것입니다. 모든 남자와 여자들이 스스로 복종하는 대상으로서 역사 또는 세상의 주역들이지요.영웅을 위해서라면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조역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런 영웅에 대한 일반적 관념을 캐리커처 형태로 표현한 인물들이 무협소설의 주인공들이 아닐까요? 모든 적을 결국에는 물리치고 마는 막강한 무공에, 정의감에 호탕한 성격 그리고 여성들로 부터의 인기 등등...모든 무협 소설은 그 전개가 바로 이 영웅적인 주인공을 중심으로 기승전결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서양의 Hero도 이 범주를 크게 넘지 않을 것입니다.
서양의 영웅의 전형은 신화 속 인물인 헤라클래스에서 부터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그 전형은 지금도 크게 바뀐 것이 없어 보이는데 영웅을 다룬 만화나 영화 등이 대부분 이런 수퍼맨 계열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권의 신장으로 남성적인 영웅을 대신하는 등장한 여성적 영웅 역시 막강한 힘과 능력을 지녀야만하는 것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원더우먼이나 소머즈 같은...
전통적으로 영웅의 속성에는 '힘' 이 내재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영웅의 힘은 항시적이며 영웅의 모든 행동은 영웅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야합니다. 영웅은 항상 액션이 강조되어야하는 영화의 주인공일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멜로물이나 스포츠 영화에서 가끔 " You are my true hero!" 같은 대사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 때의 영웅들은 그다지 영우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런 표현을 쓰는 것은 hero란 단어가 그 대상의 용기나 사랑에 대한 최대의 칭찬을 표현하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정의감과 용기 사랑 이런 것으로 인한 자발적 존경의 리더십을 가진 혹은 그런 행동으로 모범이 된 그들을 영웅이라 합니다. 즉 영웅은 영웅으로 태어나 영웅으로 살다죽는 것이 아니라 보통의 사람이 영웅으로 만들어지며 일회적인 영웅적인 행동일지라도 많은 사람에게 공감과 감명을 줄 경우 그의 삶은 결론적으로 영웅이 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도쿄 신오쿠보역 출구 쪽에 보면 낯익은 한국 이름을 적어둔 동판이 계단이 갈라지는 벽에 붙어있습니다.일본인을 구하려다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한국인 유학생 故 이수현군을 기리는 것이지요. 그 동판에 영웅이란 글자가 보입니다.아마 오늘날의 많은 영웅적인 행동들은 이런 이타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행위일 것입니다. 그들의 context는 주연을 위해 조연을 희생하는 것이 아닌 조연을 위해 주연이 희생하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의 Role Model을 영웅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웅은 단지 사회적 성취나 업적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타적인 사랑의 실천에 있는 것임을 짚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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