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죽고 싶을 만큼 괴롭거나 힘든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삶의 굴곡을 맛보지 않고 가는 사람은 행복할까?
왠지 간이 덜된 미역국에 밥 말아 먹고 학교가는 격이 아닐까?
하지만 주변에 심심찮게 들려오는 지인들의 자살 소식은 정말 나를 우울하게 한다.
심지어 이 블로그를 찾아오는 어떤 분도 자살에 관심이 많다고 노골적으로 댓글을 달고 갔다. 황급히 덧글을 붙였지만 주말 내내 "어떤 이야기가 자살로 부터 생명 살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죽은 식물은 햇빛에 말라 비틀어 지지만,살아 있는 식물은 더욱 싱싱하게 자란다.
심지어 음지에 있는 식물는 햇빛을 향해 끊임없이 그 몸을 굽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죽은 식물은 비가 오고 혹은 벼락이라도 맞으면 섞거나 타기 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살아 있는 식물은 비가 오면 그 비를 맞고 더욱 싱싱해진다.심지어 벼락 맞고도 살아 남은 나무는 아주 유명해지거나 그 값이 전에 비해 몇배를 더 한다.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어짜피 죽으면 썩어 없어질 것이라고 한다.
요즘은 썩기도 힘들다. 그냥 불태워진다. 그러니 산천에 거름도 못된다는 이야기다.
다행히 썩을 수 있어 거름이 된다고 빨리 되려하는가?
아서라! 살아 있으면서 내지르는 똥오줌이 훨씬 더 많다.
거름 값이라도 높여야 하지 않는가?
당신의 이 세상에 온 것은 당신의 몫이 있어 온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가고 나면 당신의 죽음은 산자의 몫이다.
그대 빚지고 가려는가?
당신이 사랑하는 그들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그들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해줄 수 없어 먼저간다는 당신,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빚마저 지우고 가려는가?
기독교인들은 자살하면 천국 못가기 때문에 자살 하면 안된다고 한다.
얼치기 신자인 내가 아는 그 이유는 예수가 말씀하신 계명을 지키지 않아서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심지어 당신 가족의 사랑을 저버리고 가려했던 당신은 지옥도 힘들지 않겠는가?
스스로 죽지마라.
그리고 살아 있는 이유를 향해 발을 내딛고 숨을 쉬라.
세상에는 두 눈이 없어도, 두 다리가 없어도 ,두 팔이 없어도
심지어 오그라든 육체를 가지고도 감사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는가?
어떻게 죽어야 할 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 지는 모르겠다고 했는가?
그대 어떻게 살아야할지 알고 이 세상에 왔는가?
모르면 배워보라. 배운 만큼 살아보라.
그리고 모자라면 더 배워보라.
아는 것이 그저 아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유가 되게 해보라.
어떻게 사는가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 당신이 이미 알고 있다.
그저 밥먹고, 숨쉬고 화장실가는 것은 알지 않는가?
거기에 하나씩 더해보는 거다.
우리가 처음 세상에 나와 그랬던 것 처럼...
그러나 이미했던 것이라 우리는 그 시간을 몇배는 단축할 수 있다.
그래서 그대, 살아 있어야하는 이유로 필요한 것 하나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조바심 내지 말자
빨리 털고 일어나 이 편지를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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