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아. 민영아. 우리 민영이 아니지요? 그렇죠? 우리 민영이 아니지요?” 민영이 엄마는 아파트 콘크리트 바닥에 싸늘한 시체로 누워있는 딸의 시신을 보고 실신하듯 울부짖었다. 민영이 남동생이 엄마를 보며 소리쳤다.
“엄마 때문이야. 누나가 이렇게 된 것은 다 엄마 때문이라고요!”“뭐라고 나 때문이라고? 으흐흑. 민영아 넌 알지? 나 때문이 아니하는 것을---”
딸의 장례를 치른 후 남편은 법원에 이혼 소송을 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판사가 물었다.“그러니까 남편께서 이혼을 하겠다는 것은 아내의 지독한 성격이 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가요?”“예 그렇습니다. 이 사람이 아이를 죽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 사람은 모든 것을 자기 뜻대로 했습니다. 학교 끝난 후의 아이들의 시간표도 직접 짰습니다. 한 치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아이들을 태우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직접 운전하고 다니느라 밥 먹을 시간도 없어 차에서 먹어야 했습니다.”
“아닙니다. 판사님, 전 누구보다도 헌신했습니다. 이유식 한 번 사 먹이지 않고 직접 만들어 먹였고, 아이들 공부시키느라고 외출 한번 제대로 못했습니다. 전 최선을 다했습니다.”“예, 이 사람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것이 이 아이를 죽였습니다.”“좀 자세히 말씀해보십시오.” 판사는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가기 시작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은 긴 한숨을 몰아쉰 후 그의 마음을 토해냈다.
“아내는 아이들이 텔레비전 보는 시간도 직접 짜서 저와 아이들이 잠깐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으면 공부할 시간이 되었다며 방으로 내쫒았고, 봉사활동을 할 때에도 그 시간에 공부해야 한다며 직접 양로원에 데리고 가 아이들에게는 공부하게 하고 자신이 봉사를 대신할 정도였습니다.
아들이 만화가가 되겠다고 하자 아내는 의대나 한의대에 꼭 가야한다며 소리소리 질러 아들은 점차 방황하게 되었습니다.집에서 엄마의 말을 들은 것은 딸 하나였습니다. 아내는 딸에게 좋은 대학교에 가게 되면 모든 것이 잘 될 거라며 방 밖에 자물쇠를 달아놓고 열어줄 때만 나오도록 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딸은 숨이 막혀 자살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내가 소리쳤다. “아닙니다. 저는 남편 뒷바라지 하고 두 아이들 돌보느라 몸살도 수차례 났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살기 힘든 이 세상 편하게 살도록 도와준 게 그렇게 잘못된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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