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산을 오르자면
푸른 숲이 피로한 눈을 씻어주고
이름 모를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
정체모를 도시의 웅성이는 소리를 잊게 해주고
곰삭은 기름진 흙내음은
사람이 만든 거름 냄새의 역겨움을 덜어주고
촘촘히 등산로를 따라 도열한 풀이며 나무들
악수하듯 손을 뻗어 천천히 걷노라면
까칠한 손, 여린 손, 부드러운 손, 수줍은 손들이
무딘 손끝을 일깨우며 환호한다.
의식하지 못한 호흡 끝에 베어 있는 이 달콤함이여
스스로 옹졸하다 꾸짖는 나를
산길은 말없이 다정함으로 품어 주며 위로한다.
아! 오감을 넘어 밀려오는 이 감동은 무엇인가
산길은 언제나 새로운 감각의 메들리지만
한번도 낯설게 따돌리지 않는 동요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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