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을 뒤적이다보면 창조경제라는 슬로건이 유행합니다.
혹시 창조 경제 바로 전의 슬로건은 무엇인지 기억나십니까?
아마 지식 경제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혹시 그 이전의 슬로건은 중 하나 기억나는 것이 있으신가요?
아마 40대 중반 이후의 국민들에게는 제일 강하게 기억에 남은 것이 '발전'이란 단어와 '수출입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잠시 공생이니 상생이니 하는 단어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지식경제라는 고상한 타이틀이 등장 했지만 기실은 '발전'의 새로운 동력을 SW적인 것에서 찾아보자는 것이었고 그것은 회귀였습니다. 창조 경제 역시 발전을 의도한 것은 동일하지만 창조란 단어 때문에 그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발전이라는 것이 이전 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는 것이라 정의한다면 결국 이전의 것을 부정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창조는 과거를 부정하고는 이루어 질 수 없는 것입니다. 신이 아닌 이상 인간의 창조는 무에서 유의 창조일 수 없습니다. 다만 옛 것에서 새 것의 창조가 있을 뿐이지요. 그런 창조를 위해 우리가 추구하고 갖추어야할 재능 혹은 덕목이 무엇일까요?
<경영의 미래>라는 책을 쓴 개리 해멀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인간을 6단계로 나누었는데 순종 -> 근면성 ->지식 -> 이니셔티브 -> 창의성 -> 열정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그가 한 말 중에 참으로 공감이 가는 것이 앞의 세가지는 이미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미 상품화되어 있고 언제든지 대체가능한 인간이라는 말이지요. 지식을 추구하는 인간도 이미 상품화되어 있다는 말은 참으로 날카로운지적입니다. 창조 경제에서는 이런 류의 인간이 더 필요치 않답니다. 스스로 알아서 기존의 통념을 깨고 나아가는 열정을 가진 인간이 필요하답니다. 나이가 들면서 통념에 길들여져 있을 뿐아니라 통념을 옹호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갑자기 뒷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열정도 나이 핑게를 자꾸댑니다.
IT라는 Leading Industry에서 종사했었다는 이유로 나는 창의적인 열정을 훈련 받아왔기 때문에 그것이 퇴화되지는 않을 줄 알았는데, 이 생각 자체가 퇴화의 징조였지 않나 싶습니다.
해멀이 제시한 각 단계별 특징을 잠시 적어 보겠습니다.
1)순종(obedience),
: 시키는 것은 물불안가리고 다 하는 것이 미덕인 줄 안다.
2)근면성(diligence)
: 여기 해당되는 직원은 나름 노력하며 자기 업무 완수를 위해 필요에 따라서 주말근무를 하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진다.
3)지식(intellect)
: 이 사람들은 업무에 필요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관련된 훈련도 받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의지를 갖추고 있고 좋은 대학도 나왔다.
4)이니셔티브(initiative·선제적인 추진력)
: 뭘 하라고 지시를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문제나 기회를 보면 바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을 뜻한다.
5)창의성(creativity)
: 이 사람들은 새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찾고 기존 통념에 도전을 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과 기회를 모색한다.
6)열정(passion)
: 이들은 자신의 일로 이 세상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아무리 봐도 나는 1,2,3 레벨이군요.
6,5,4를 장착하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을 투자해봐야겠습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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