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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영화[10분]

 

PD고시 준비생이 스펙삼아 인턴사원으로 컨텐츠 관련 공공기관에 입사하면서 겪는 이야기의 영화.

 

요즘 취업 전쟁이라고 할만큼 직장 잡기가 어렵다. 주인공은 PD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인턴으로 지원할 때는 자신감도 있고 당당했다. 물론 인턴 일이 흐드렜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데 선임 정규직 직원이 퇴사하면서 주인공의 성실성을 좋게 평가한 부장이 정규식을 제안한다. 일주일 말미를 주면서... 주변 사람들은 직업이 안정적이니까 해보라고 하고  그리고 그만두는 전임자는 공부할 시간도 많다며 정규직을 수락할 것을 권한다.  집안의 장남으로서 안정적인 직업이 당장 필요했던 주인공은 고민 끝에 수락하지만 막상 결과는 부장 보다 높은 원장의 뒷배로 밀고 온 여성이 정규직으로 입사하게 된다. 꿈을 접고 정규직 입사를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계획했던 주인공은 당황한다. 이 때 노조지부장이란 선임이 자기가 힘써 보겠노라고 큰소리치는 것에 주인공은 또 한 번의 기대를 가져본다. 하지만 사무실 분위기는 점차 신입 정규직 여성의 당찬 매력에 주인공의 존재감이 지워지는 분위기가 된다. 그러던 중 신입직원 OJT 관련 프리젠테이션 준비가 미흡해 부서 전체가 깨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서로 그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날 저녁 회식자리에 굳이 참석 제안을 받은 주인공은 그 책임이 모두 자기에게 돌아오는 것에 폭음하게 되고 급기야 지부장과 몸싸움으로 연결되고... 다음날 주인공은 부장에게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하는데 부장은 전날 그런 일로 신입 여직원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다시 정규직을 제안한다. 그리고 '10분'의 시간을 준다. 그 순간 민방위 훈련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모두 책상밑으로 기어들어가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을 주인공은 지켜 보게 된다. 아무도 보는 이 없는데 모두 충실히 메뉴얼 대로 행동하는 부서원들의 모습, 이전에는 모두 자유로운 영혼인 것처럼 행동하던 그들이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하며 보여 준 10분 동안 주인공은 놀라운 표정을 보이며 그 광경을 바라보고 영화는 그렇게 끝이 난다.

 

꿈과 현실 사이의 고민,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시점과 하나를 선택한 후에 발생하는 부조리, 그리고 공채라고 하지만 소위 '내정자'라는 것이 존재하는 낙하산 인사...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생각하게 하는 그런 영화다. 그리고 내게는 주인공 동생의 대사가 가슴을 찌른다. "도대체 아빠는 언제까지 집안 청소만 하고 있을거야?" 내 아이들이 직접 내게 대놓고 하지 못하는 그러나 하고 싶은 바로 그 대사다. 이 대사에 대해 나는 어떤 답을 할까? 솔직히 모르겠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금 내가 사는 이유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 않을가 하는 막연한 생각만 지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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