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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12월

 

 

            [12월]

 

 

하늘나라에서 억만겁의 인연들이
하얀 영혼의 춤을 추며 땅을 찾는다.

 

빛바래거나 오염된 색들을
흑백의 순결로 정화하려나

 

무녀의 춤사위처럼 날며
오직 하늘만 알아들을 주술을 풀어내고

 

예수쟁이 부처쟁이 가리지 않고
순결한 성모의 손에서 뿌려지는
성찬의 흰떡이 되어

 

흰머리 검은 머리 노랑머리 가리지 않고
조용히 차분히
머리와 어깨와 가슴 위로 앉는다.

 

살며시 살그머니 녹아 내린다.

 

이 언덕 넘어 기다릴
또 한구비 열두 고개까지 축도하며
하얗게 하얗게
새로운 캔버스를 짜는

 

하얀 영혼들이 땅을 덮어 만들어낸
따뜻한 겨울
섣달의 아름다운 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