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집 <주막에서>
천상병 시인의 시를 읽고 나면 왠지 모르게 허기가 진다.
그의 빈한했던 삶에 대해 내가 주워 들은 바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의 언어는 내 입술을 말리고 목이 타게 하는 무엇이 있다.
그리고는 허기가 진다.
그리고 사물에 투영된 그의 넋이 참 투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늘 무심히 보기도 하지만 이런 저런 갈피 없는 심상으로 종이를 대하게 되는 밤하늘을
이렇게 담담하게 풀어 낸다.
<밤하늘>
북두칠성이 북극성 가까이
그리고 은하수가 높디 높게
발하는 빛으로 엄숙한 존재
쏟아져 내리는 별빛 속에
억년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
도대체 밤하늘의 실재는 뭔가?
어릴 때 고향 하늘은 무궁했지만
오늘은 더욱 무궁하다.
고전 하늘과 현대 하늘이 달에서 만난다.
천상병 시인, 그도 천재였다.
시인처럼 생기지 않았기에,
시인 행세하며 세상을 살지 않았기에
오늘 밤 그의 시를 대하며 느끼는 허기가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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