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별 아래]
아직 별도 뛰놀고 달은 중천인 겨울 새벽에 울 아부지 크게 나를 부르며 춥고 배고프시단다. 밥 달라 조르신다. 그래도 내 이름을 잊지 않으신 것이 고맙고,단단치 못한 아들 어깨지만 맘 편히 기대시는 것이 고맙고,철학하기 힘든 세상에서 매 끼니 때를 맞춰 삶의 의미를 곱씹게 하니 그저 계신 것 만으로도 나를 가르치시는 아버지.
먹먹한 가슴에 담배하나 물고 눈시울 시리도록 먼 별 하나 보고 있자니 어디서 아들 녀석 아침 잠 뒤척이는 소리 들린다. 이제 닥칠 처음 좌절이 힘들기 보다 자랑스런 아들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릴 착한 아이.아들아 지금은 그냥 자두거라. 오늘 아침 해가 뜨거든 우리가 너를 사랑한 것보다 더 크게 너를 사랑하기 시작하거라. 아버지의 자랑스런 아들이란 굴레를 벗어나 너를 사랑할 줄 아는 지혜가 빛나는 내 자랑스런 아들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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