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시계]
角은 없고 間만 있어
어슬프다.
그 間마저도 角을 뜨지 않으면
더욱 어슬프다.
예전엔 間을 보려면
볕 좋은 사막에 막대기 하나 꽂았겠지
아니면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남으면 차라도 한 잔 마셨겠지
균일한 알갱이 잘룩한 허리
한 때는 첨단 기술이었을텐데
요즘엔 間을 보려
휴대 전화를 꺼낸다
start.....stop
숫자로 間도 보고 角을 뜨면서
볕 좋은 오후 차 한 잔의 운치도
사라졌다지
그런 이유로 살면서 가끔은
角이 필요없는 間이 필요할 때
이 어슬픈 물건이 필요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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