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들

화장장에서

 

[화장장에서]

 

그것이 차라리 서역  먼리
낙타 타고 비단길을 밟아가는
길이라면

 

그리고 남아 있는 마음이
홀로 가신 그 님을 기다리는
아낙의 그것이라면

 

행여 돌아 오지 않더라도
바람 결에 나마 행복하게
살더라는 소식이 전해 올 수 있다면

 

이 짐승같은 울음 소리는 그칠 것인데
그저 안타까운 한숨으로 족할 것인데

 

불길에 난도질 당한 조각뼈가 믹서기에
갈려 나오는 이 만행과 허무를 만나지 않을 것인데

 

님이여,하늘 높이 높이 올라서
어느 햇살 좋은 모래밭이 보이거들랑
살포시 내려 따스한 햇살 친구 삼고
시원한 바람 가족 삼아서
이 울음 다 잊으시고 웃고 사소서.

 

--고모님의 영결식장에서-

'자작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시인에게 물었다  (0) 2014.10.15
사랑 수사학 50. 다시 사랑  (0) 2014.08.11
모래 시계  (0) 2014.04.29
봄과 나  (0) 2014.04.23
흐르는 강물 처럼 나는 바다처럼  (0) 2014.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