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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 오래된 불꽃을 위한 기도]

 

[ 오래된 불꽃을 위한 기도]

 

 

처음 성냥불을 받아들이던

아주 작은 불꽃이 되어

남아있는 심지의 끝을 모르는

촛불을 앞에 두고 기도합니다.

 

 

주신 몸

주신 영혼

처음 잉태된 기쁨 그대로

마지막 역시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기를

 

 

삶의 마지막이

작고 초라해 보일지 모르나

그 역시 주어진 것이며

주신대로 감당하고 갔노라고

 

 

스스로 돌볼 수 없는 몸이 되어

돌볼 수 있는 마음자리를 깔았고

더운 입김으로 전하는 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가르쳤노라고

 

 

별들은 이 촛불을 그저 한갓진 산속에서

잠시 핀 것으로 여길지 모르나

그도 저 별들처럼 또 하나의 별을 다듬는 마음으로

자신을 태워 또 하나의 촛불을 켜고 갔음을

 

 

이 심지가 다하기 전에

그 삶의 의미를 온전히 옮기게 하시고

숨어든 바람으로 갑자기 끄지 마시고

마지막 심지가 다하는 모습마저 지키게 하옵소서.

 

 

주신 몸

주신 영혼

처음 잉태된 기쁨 그대로

마지막 역시 같은 마음이도록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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