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설날에]
병신년의 병신이 싫은 병신들은
지들이 병신인지도 모르는 병신이고
병신년의 병신이 부끄러운 병신들은
병신인지 알고도 행동하지 못하는 병신이고
병신년의 병신이 상관없는 병신들은
세상이 병신 짓을 해도 모르쇠 할 병신이다.
세월에 나이를 매기면 설이 되고
사람에 나이를 붙이면 살이 되지
다 사람이 만든 거라
세월 앞에 설설 길 필요 없고
사람 앞에 살살거릴 필요도 없지
세월의 엮음이 설피면
사람의 만남을 살피면 되고
세월 속에 설자리 없으면
사람과 더불어 마음자리 잡으면 되고
세월이 서러우면
사람에 살가우면 되는 거다.
설이 명절(明節)인 것도 결국은
세월 앞에 사람이 서는 법을
가슴에 새겨야 하기 때문이다.
'자작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수사학 53. 혈연 (0) | 2016.02.12 |
---|---|
[ 작은새 ] (0) | 2016.02.10 |
[ 오래된 불꽃을 위한 기도] (0) | 2016.02.06 |
<아이러니> (0) | 2016.02.02 |
<베란다 풍경> (0) | 2016.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