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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무엇으로 어떻게


[무엇으로 어떻게 ]

 

새벽 인력 시장이 선 당감시장 골목 앞에서도

밤새 가게를 지킨 윈마트 이군도

새벽 물건 갈무리를 마치고 1톤 트럭 시동을 건 박씨도

선잠에 막 옷을 갈아입고 첫 티업을 기다리는 윤씨도

모두 종이컵이 제격인 봉지 커피 한 잔

참 평등한 아침이다.

 

사람살이를 인수분해하고 미분하고 적분하면

태어나 살다 죽는 아주 단순함만 남는단다.

어떻게 무엇으로 라는 수식을 시작하면서

봉지 커피가 본차이나 커피 잔에 담기고

커피 잔 때문에 원두커피가 담기고

신선한 우유가 더해지고 아라비카 로부스타에

예가체프 산토스 케냐에 루왁까지

드디어 까다로운 입맛이 등장한다.

입맛이 취향이 되고 취향이 등급이 된다.

등급은 언제나 지폐로 포장된다.

지폐의 불평등은 동전의 평등을 파괴한다.

그래서 지구상의 도시 곳곳에서는

오후쯤이면 늘 불평등이 꽃을 피운다.

그리고 밤은 그 꽃에서 열매를 취할 것이다.

그곳에서는 인수분해와 미분과 적분 값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침을 다시 맞겠지.

 

내일 아침에 나는 여전히 평등할까?

아니면 평등한 아침을 불편해할까?

무엇으로 어떻게 평등의 행복을 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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