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사 >
봄이 옥이라면 티는 이놈일 게다. 아니다.
원래 이렇게 시야가 흐린 것이 정상이다
우리네 세상살이가 이런데
그 핑계로 세상 분명히 보고 사는 사람이 드문데
산속에 뿌리 내린 봄들을 선명히 보여준다면
누가 봄을 떠나겠는가, 환장하고 말일이지
남 탓 말자. 우리 먼지 이미 충분하고
세상을 가린 먼지 보다 마음 가린 눈을 먼저 탓해야지
알고 보면 이 놈도 벌거벗은 대지의 상처 부스러기 아닌가.
사람 탓이다. 우리 탓이다, 내 탓이다.
가까이 가면 봄꽃은 선명하다.
파지 한 장 모아두었다고 인사하는 할머니 웃음만큼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