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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일본에서 이해하기 힘든 몇가지들...

[한국경제신문 6월 8일자]

 

 '그날 그날 편히 살고 싶다.'

'모든 일이 귀찮고 외출하기 싫다.'

'온순하고 눈에 띄지 않는 성격이다.'

'옷은 내 방식대로 입는다.'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다.'

'온종일 인터넷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연 수입이 나이의 100만배 이하이다.'

 

열거한 것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일치한다면 당신은 '하류'적이다.

'하류사회(下流社會)'는 일본 사회의 현재를 통렬하게 꼬집는 키워드다.

지난해 9월 같은 이름의 책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고 올들어서는

일본 전체의 '하류화'를 막기 위한 논의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하류'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아니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의욕'이다.

일할 뜻도 소비할 생각도 없다. 남들과의 의사소통 기술은 물론 생활 능력도 부족하다.

경쟁과 조직생활을 싫어하기 때문에 대기업 사원을 별로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일본에서 '하류' 계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쯤부터.

거품경제가 붕괴되면서 대졸자들에게 돌아갈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면서다.

'하류'들은 할 수 없이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족이 됐다.

 

이들은 1970년대 이후 일본의 제2 베이비붐 때 태어나 비교적 풍요롭게 자랐지만

막상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불운을 겪은 경우다.거품이 꺼지면서 취업이 어려워졌지만

풍요롭게 자랐기 때문에 신분상승 욕구도 크지 않다. 일 보다는 노는 것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런 하류계층이 늘어가면서 나라 전체가 하류화되고 있다는 지적은 일본엔 큰 충격이었다.

 

'하류 사회'의 충격파가 우리 사회에도 큰 것은 우리 사정도 별반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비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취업준비만 하는 '직업이 취업준비생'인 사람들의 숫자가

2003년 13만9000명에서 최근에는 29만2000명이 넘어 3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심각한 것은 이런 '하류화'가 기업이나 각종 조직,기관,단체 등 직장사회에도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로운 일이나 큰 일을 벌이려 하지 않는 '무의욕' 증세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성과중심의 문화가 잘못 정착되면서

달성하지 못할 '큰 일'보다는 성과를 금방 낼 수 있는 '만만한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당한 부(富)까지도 죄악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빠뜨릴 수 없다.

부자가 되겠다는 꿈, 글로벌 기업의 야망을 키우는 배포는 이미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런데다 젊은 직원들이 '하류적' 경향까지 보이니 회사는 점점 더 무기력하고 고만고만한

'하류 조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기업체 사장들을 만나보면 "돈으로도, 인사로도 통제 안되는 것이 요즘 직원"이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일류'를 목표로 객기를 부리는 '촌놈'들을 만나기 어렵다고들 입을 모은다.

최근 수년 사이 기업들이 '핵심인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던 건

바로 '하류화'에 대한 반작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류화'가 걱정되지만 뒤집어 보면

'일류'를 꿈꾸는 기업이나 개인들에겐 그만큼 기회가 많은 시대가 열리는 셈이기도 하다.

직원들을 일로 흥분시킬 수 있는 경영자와 기업엔 그만큼 더 큰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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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기사를 대하면서 일본에서 대하는 광경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봅니다.

신주쿠/이케부쿠로 등지에 보면 얇은 원피스 하나 걸치고 지나가는 여자들에게 말을 걸고

뭔가 거래를 하는 화장한 남자아이들... 20대 초반에서 많게는 서른 가까이도 보이는 나이들입니다.

 

그리고 20대 초반이나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아이들은 만화에서나 보는 복장들을 하고는

작게는 두세명 많게는 10여명이 떼거리를 지어 역앞 광장이나 건물 앞의 한 장소에 소지품이나

가방으로 경게를 만들어 놓고는 자기들기리 히히덕거리며 놉니다. 이런 아이들이 술집에 근무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로 토요일 일요일에 집중으로 나타나는데 그들 중에는 멀쩡한 직업을 가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들의 행동을 곰곰 살펴보면 일단 다른 사람의 시선을 전혀 무시합니다.

일본 사람의 특징이 자기와 무관한 것 혹은 자기에게 해를 끼지지 않으면 일단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때문인지 앞에 열거한 이들의 행세에도 일본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습니다. 쳐다보는 사람은 다 외국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들 끼리만 즐겁습니다.

 

이들 못지 않게 흥미로운 것이 남자 접대부의 사진이 걸려 있는 술집이 엄청 많다는 것입니다.

헤어스타일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금방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잘팔리는 넘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는 군요. 대부분 20대가 주류이지만 30대 40대 심지어 50대까지 공급(?)하는 술집도

있습니다. 제가 묶고 있는 호텔을 중심으로 식당을 오가며 세어 보았더니 그런 술집이 무려

100 개가 넘었습니다. 평균30명 정도 사진이 걸려 있으니까 줄 잡아 3,000명의 남자들이

이런 직종에 근무하는 것입니다. 참~ 저는 위의 권영설시가 언급한 촌놈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현상을 한심하게 보는 편입니다.

 

또 하나 밤거리에 술집 뿐 아니라 식당 심지어 호프집에 이르기 까지 그 수만큼의 삐끼들이

거리에서 호객 행위를 한다는 것이지요. 그냥 일본의 현주소이고 그러려니하고 지남니다만

저것이 경제 동물로 불리는 일본인들의 셈에서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지울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인은 스스로 독립하여 사는 것, 자기 인생을 자기가 책임지고 사는 것을

학교에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하는 것 보다 더 인정합니다.

그래서 중학교를 중퇴하고도 자기가 프리터를 하든 접대부를 하든 자기 생할을 책임지고

살아간다면 절대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회에서의 독립적인 삶의 지향, 이것이 일본과 같은 선상에서 한국의 하류를 논하기에는

차이가 있는 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 도쿄에서 시끄러비 논평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