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독후감

[경청- 마음을 얻는 지혜]

 

[경청- 마음을 얻는 지혜]

: 신영/ 박현찬 지음

 

켄블랜차드나 파울로코엘료와 같은 작가들의 책 쓰기 방식을 모방하여 기획된 책이다.

비록 그들의 책과 같은 강렬한 여운은 없지만, 듣기에 대해 아주 적절한 상황을 설정함으로써

크게 공감을 주는 책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듣기는 스킬이라기 보다는 듣기는 핵심역량이다.

몸에 밴 습관 때문에 듣기를 게을리하던 주인공이 뇌종양에 걸리면서 듣기와 보기마저

조금씩 어려워진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입술을 읽기 위해 대화에 집중함으로

통해 듣기의 원리를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죽어가면서 발견하는 경청의 원리와 사례를

아들에게 편지 형식으로 남김으로써 그 원리를 요약해 내고 있다.

 

주인공의 변화와 함께 경청이 얼마나 사람을 변화시키는가? 그리고 마음을 다해 대화에 임하고,

말을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들어 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듣지 않은 습관으로 인한

스스로의 고립과 단절에서, 마음을 들어주는 사람들을 통해 열린 대화를 배움으로써

의욕적이고 협력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과정을 함께 그리고 있다.

 

회사라는 환경과 경청의 원리를 비유할 수 있는 울림통(공감)을 만들어 내는 바이올린 제작과정이라는

설정과 마음을 읽고 들어 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공감하게 하는가 하는 것을

해외 바이어의 클레임에 대응하는 과정으로 설정함으로써 재미도 함께 선사한다.

작가들은 주인공을 죽일까 말까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으리라.

해피앤딩이 반드시 주인공의 회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청의 원리를 발견한 결과가

자식에게 물려져 더 행복한 모습으로 보이게 함으로써 경청이 얼마나 소중이 다루어지고 또 자식에게

물려줘야 하는 삶의 원리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작가들은 경청의 필요성을 발견하고 그 원리가 공감에 있으며 그것은 상생을 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

특히 상생의 부분은 들어주는 쪽이 손해 보는 쪽이 아니라 결국 경청은 공감을 통해 상생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이점을 주는 공감의 기술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일관되게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대화에서 얼마나 많은 선입관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선입관과 상대방에 대해 판단하기를 좋아하는

혹은 독단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상대방의 말을 가로 막고

그로 인해 그가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듣지도 읽지도 못하고 차단함으로써

무늬만 대화이지 서로 나눔이 없는,공감이 없는 독백으로 끝나고 마는지를 이야기한다.

 

" 우리는 대부분 상대방의 말을 듣기도 전에 미리 나의 생각으로 짐작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상대방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빈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텅 빈 마음이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편견과 고집을 잠시 접어 두라는 의미입니다. "

 

들을 청자에 대한 해석이 들어 있다. 들을 청자를 풀면 왕 같은 귀와 열 개의 눈과

하나의 마음이란 글자로 풀이 된다.

맥락은 같지만 이것을 내 식으로 풀어 보면...

귀를 왕같이 하라는 것은 듣기를 최고로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열개의 눈이란 우리가  듣는 그 말에 사람의 진심이 담겨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의 눈이며, 이 눈을 통해 우리가 진심을 전달하면 진심을 듣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한마음으로 들으라는 것은 ''가 아닌 '' 입장에서 들으라는 것이며,

우리가 상대와 한마음을갖기 위해 듣는 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이야기인 것이다.   

 

" 사실 청각기능과 듣기 능력은 동일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나 듣기 능력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지요."

 그렇다.

우리는 뚫린 귀라 듣고, 열린 입이라 말을 하지만 제대로 하는지는 한 번쯤 의문을 가져봐야 한다.

말하는 것은 표시가 나고 스스로 혹은 남에게 드러나기 때문에 좀더 신경을 많이 쓴다.

 하지만 듣기는 정말 아무렇게나 하고 있지 않은가? 듣기가 생각하기에 밟히고, 말하기에 잘릴 동안에도

우리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심지어 자기 자신의 말을 듣는 것도  또 다른 내 말을 하기 위해 듣고 있지 않는가?

 

또 하나 아주 중요한 경청의 태도를 책에서는 라디오 주파수를 찾기 위해 안테나를 이리 저러 돌리듯,

자연스럽게 자기 몸의 각도를 상대방에게 맞추려 애를 쓰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말하는 사람의 입 모양에 주목하고 그리고 덧붙여 상대의 마음을 읽어 보려는 노력이라고 적고 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처음에 이야기했듯이 경청을 위한 첫걸음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고,

그 다음은 자신의 마음에 상대방의 마음을 담기 위해서 주파수가 상대에 맞추어 있어야 하고

그를 향해 몸을 낮추어야 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내리듯 그가 마음과 말을 흘러 내리게 하려면

내가 낮추거나 그를 높이는 수 밖에 없다

높이고 낮추는 것이 비굴하다는 단어를 연상하게되면 그것은 하수다!

상황에 따라 나를 낮추거나 상대를 높이는 것 하나를 적당히 선택하면 될 것이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기 말을 들어주고 자기를 존중해 주며, 이해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새로운 습관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경청의 기술은 상대방을 칭찬해주는 것이다.

진심이 담긴 칭찬을 받은 사람은 예외 없이 마음의 문을 연다고 책은 적고 있다. 

우리는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진심이 통하지 않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때문에 우린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정말 진심으로 대했는가를!

 

책에는 경청의 기술 중 또 하나를 들고 있다. 되묻기 기술이다.

" 말하는 사람은 되물어 주는 것을 좋아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되묻기는 적극적인 듣기 기술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리기도 하지만

상대의 말의 방향타 역할을 해주기도 하여 상대가 말을 하는 중에 방향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을

바로 잡기도 하고 대화의 물꼬를 일정하게 잡아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되묻기는 단순히 되묻는 것이 아니라 때론 요약하고 때론 질문하는 것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이 책에서 거의 결론에 가까운 이야기는 "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조직의 어느 위치에 있든 상관없이

모두가 귀를 열어 놓고 배워야 한다는 사실입니다"이다.

말하기는 배움이 아니라 배운 바를 익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말하기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더욱 더 신경 써야 할 일이다.

그러나 듣기는 바로 배움이다. 배움이 없이 가르칠 수 있는가? 그리고 듣기가 생존이라는 표현 또한

아주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말하는 사람에게 변화는 들어갈 틈이 없지만, 듣는 사람에게는 변화가 귀를 통해

들어가고 눈을 통해 확인된다. 듣기는 변화를 읽는 아주 중요한 방법인 것이다.

우리의 삶이 변화 그 자체인 것을 생각하면 듣기가 생존의 조건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라 여겨진다.

 

책의 말미에 경천을 실천하기 위한 다섯 가지 행동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1. 공감을 준비하자. 마음을 비워내자는 말이다

2. 상대를 인정하자.

    그것은 말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고 바로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다.

3. 말하기를 절제하자. 이해하기 전에 이해 받고자 하는 욕구를 다스리라는 이야기다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耳順)이 걸린다는 말에 아주 공감하는 바가 크다.

4. 겸손하게 이해하자.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라는 성경말씀도 있다. 겸손하면 들을 수 있고, 교만하면

   들을 수 없다.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정보의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고, 그 결과 자기 자신만의 정보와

   스스로 가공한 정보로만 세상을 읽고 판단하게 된다.

   그렇게 세상을 대하다 보면 바로 그것이 패망의 지름길 아닌가?

5. 온몸으로 응답하자. 사실 우리는 말로서 대화하기 보다는 눈짓,몸 짓으로 대화하는 것이 더 많다.

   그것을 서양말로는 non verbal language라고 한다. 말을 생각을 담아 내지만  눈짓 몸짓은 느낌을

   담아낸다. 그래서 우리는 몸의 대화를 읽고 응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 성공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성공시킨 사람이고,

  성공하는 조직은 다른 조직을 살리는 조직입니다.

  그러한 성공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정말 지금까지 경험을 반추해봐도 성공적인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데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런 관계는 오래간다. 그 말은 그 성공이 오래 간다는 말이다.

성공을 시작하고 성공을 유지하는 기술, 원리로서의 "경청". 율곡 선생의 격몽요결을 빗대어 보면

공경히 듣는 것은 성인이 되기 위해 마땅히 갖추어야 할 태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