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말의 힘.
- 지은이 할 어반(Hal Urban) / 옮긴이 박 정길 / 웅진윙스
전반적으로 쉽게 읽히는 책이다. 군데군데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교육자적 문체로 보면 크게 무리가 없다.
말의 힘에 대해 그리고 왜 우리가 긍정적임 말을 생각과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하며 그것을 왜 나누어야 하는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경험을 적어 놓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 사람을 만나면서 혹은 가정에서 어떤 말을 쓰고 있는가, 혹은 그 말이 어떤 힘을 가지고 어떤 실체로
작용하고 있는가에 대해 반추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실제로 나와 아내가 쓰는 말투뿐 아니라 언어 습관까지 따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의 또래가 쓰는 언어가 여과 없이 가정으로 침투해오는 현장을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도 정작 스스로는 반성하지 못했던 것을 뉘우치게도 한다.
얼마 전 마주하는 골목길에서 택시와 마주 친 적이 있다. 서로 양보를 기다리면서 자신이 먼저가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생각했었고 교차하는 순간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창을 내리고 욕을 해댄 기억이 난다.
왜 그랬을까?란 생각을 하기까지 많은 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이내 미안한 마음과 스스로 입을 때린 적이 있다.
말, 정말 하루도 하지 않고 지나는 날이 없는 내 존재의 의미를 대변해 주는 도구이다.
말을 하지 못해서 길거리에서 정말 조용히 요란하게 수화를 주고 받던 젊은이 둘이 기억이 난다.
그들도 행위적인 언어를 주고 받고 있었지만 그들을 바라보면서 알 수 없는 대화 내용 보다 내가 말하고 있음을 감사하며
헛기침과 함께 목청을 가다듬었었다.
내 입에서 나는 구취도 남을 불쾌하게 하겠지만, 내 입에서 나오는 썩어빠진 언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순간
스스로와 주변 사람, 혹은 모르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 뿐 아니라 비수를 들이대었을까?
정작 말 때문에 심각한 관계의 단절을 경험하면서도 왜 나는 같은 말을 습관적으로 되돌리고 있었을까?
생각과 습관이 그 답인 것 같다.
책을 사자마자 적었던 문구가 있다.
“ 현명한 사람의 혀는 그의 가슴 속에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가슴은 그의 입 속에 있다”
아라비아 격언이라고 한다. 정말 우리의 언어습관에 금과옥조 같은 지침을 주는 말이다.
다행일까?
나의 혀는 때론 가슴에도 있다. 그리고 내 가슴은 때로 내 입 속에 있다는 어리석음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책을 번역하는 것이 문화적인 차이까지 함께 번역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에서 여러 번 확인하였다.
이 책을 익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겠지만 10장의 재미있는 말의 장에 소개된 유머 사례는 정말 어디에서
웃음을 발견해야 할지 한 참 고민이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 다른 장에서 언급된 친구라는 단어가 우리문화에서는
모든 관계에서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본다. 바로 그 점에서 우리는 한가지를 더 배울 수 있다.
말은 그 사회의 현상과 역사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의 말이 그 현상과 역사의 한 부분이 되기도 한다는 점.
따라서 우리가 선택하는 언어가 어떤 역사를 만들어 낼지, 어떤 사회를 구현하게 될지 우리는 아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바로 ‘말씀’이란 존재이다. 그리고 그는 사람을 통해 역사하며 사람은 또 말을 통해
그 역사를 깨닫고 전하며 실천하게 한다.
책의 중간 중간에 기억하고 싶은 인용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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