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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아침, 바닷가에서

 

이명에 뒤척이다 나선 바닷가
바다는 봄비에 젖어 촉촉하고
안개는 커피잔에 번지는 크림처럼 하늘을 돈다.

 

바다,
육지의 수평을 가로지르며
날개 없는 인간에게 한계를 던지는 공간

시선이 갈 수 없는 저 먼 곳은
시간이 멈춰있을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바다의 한자락을 잡고
선 땅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며
삶의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 할 때
 
부지런한 갈매기 하나
수평선 이곳 저곳을 날며
호젓한 수채화 하나

남겨 놓고 도망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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