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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독후감

여행의 기술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은 번역 하시는 분들이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솔직히 좀 짜증이 나더군요.

글 쓴 의도가 잘 파악되지 앟기도 하고, 기행문도 아니고 소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에 대한 단상이나 여행의 기술을 기술한 책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삼분의 일정도 읽으니까 문체도 좀 익숙해 지고

여행에 대해 철학자, 과학자, 시인, 화가 등등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을 반추하면서

여행의 시점(視点)의 다양성을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아마 여행에 대해서는 나름의 철학과 기술과 관점이 다들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은 무작정 입니다. 서울로 차를 운전해가다가도 무작정 샛길로 들어서보고

또 무작정 인터체인지를 나와 가가운 식당에서 밥도 먹어보고 하는 등등 ...

그저 맘가는 대로 가면서 나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  기억을 남기는 일,

혹은 우연한 어떤 발견에 대한 기대와 그 결과를 확인하는 일  등등 아마 방랑에 가까운 것이겠지요.

 

그러나 일행이 있는 여행은 많은 계획과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준비물에서 일정 및 숙소 방문지의 역사나 지리적 배경까지 가능하면 한 번 보고 가지요.

특히 비즈니스 트립의 경우는 主가 비즈니스이고 補가 트립이기 때문에

주가 완결되어야 보가 등장하게 계획과 일정을 짜는 편이지요. 

 

대학의 전공이 지리학인지라 답사라는 명목으로 많은 곳에 족적 남기기를 즐겼던 탓에

나름의  여행에 대한 기술을 익힌 셈입니다.

 

각설하고 이 책에서 많은 감동을 받은 부분은 뒷부분입니다.

특히 존 러스킨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 다섯가지는 정말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가 표현한 아름다움을 여행이란 단어로 대치하면 여행의 기술의 이론적 배경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써 볼까요?

 

1) 여행은 심리적인 동시에 시각적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복잡한 요인들의 과정물이다.

2) 사람에게는 여행에 반응하고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타고난 경향이 있다.

3) 이러한 여행에 대한 표현에는 저급한 것들도 많다.

4) 여행을 제대로 하는 방법은 그곳의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그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5) 이러한 의식의 가장 효과적인 추구 방법은 자신의 재능에 관계없이 그것에 대하여 쓰거나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해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특히 " 말로써 그리는 그림" 이란 표현에 공감이 컸습니다.

그림에 재주가 없는 탓이기도 하지만 말로서 그림을 그리기에는 부족한 재주를 채워보고픈 욕심이 일었기 때문입니다.      

 

보통이 보통이 넘는 공부를 하고 쓴 나름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책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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