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읽는 CEO]
격려/ 열정/ 희망/ 최선/용기/ 노력/ 긍정/창의/ 배움/ 배려/ 인재/ 2막/ 모험/ 독서
시간/ 일상/ 인생/ 사랑/ 관계/ 행복
이 책에 소개된 소제목의 열쇳말들이다.
책의 내용을 떠나 저 단어들만으로 연관되는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성공'이란 단어가
맨 처음을 차지할 것이다.
그리고 이 성공이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CEO란 직책과 연관 되어진다.
요즘은 최고경영자라는 말도 한 사람을 지칭하지 않고 자신의 경력과 강점에 따라 COO
/ CFO / CSO / CMO 등등 다양한 직무와 직책을 관련 지어 놓고 있지만 CEO란 단어는
왠지 그 나머지 위에 군림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 이유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불러 왔던 사장이니 회장이니 하는 직함보다는 시대 조류를
반영하여 진일보한 듯한 느낌이 있기도 하거니와, Executive란 단어가 주는 다소 위압적이면서
매력적인 느낌 때문이라고 할까?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이나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느냐 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것들은 단지 행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며 결국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이라는 단어는 햇빛과 그늘 혹은 어둠 속에 위치하기 때문에
실행이란 의미의 Executive는 노력의 땀방울이 베어 있는 흰색 와이셔츠의 이미지와 함께
양날이 날카롭게 서 있는 칼을 든 갑옷 입은 전사의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앞서 열거된 단어들은 칼을 들고 있는 전략가나 지휘관으로서의 이미지보다는 노력의
땀방울들을 더 많이 연상하게 한다. 저자가 보는 성공은 아마도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소위 대박을 터뜨릴 줄 아는 사람보다는, 자신의 이마의 맺힌 땀 방울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의 땀방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삶의 결과라 생각한 때문일까?
<시 읽는 CEO>라는 제목도 참 잘 고른 것 같다. 시란 것이 잘은 몰라도 인간이 가진 논리적인
생각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문학이기 보다는 사람과 사물과 또 그들이 가진 의미와 영혼과의
공감을 통해 만들어지는 감성적인 결과물이다. 적어도 시를 한 수 적기 위해서는 어떤 느낌이나
생각을 얻어야 하고 그 느낌이나 생각을 가지고 잠심완색 하여야 한다.
어떤 생각이나 느낌은 아주 일상적인 것들이다.
하지만 시인 나름의 독특한 안목을 통해 바라본 다는 것은 그저 보여지는 사물이나 주어지는
느낌에 대한 미사여구에 대한 발견을 의미하기 보다는 소위 말하는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인
것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통해 지어진 시라 할지라도 읽는 이의 공감이 없으면 그 시는 그저
자신만의 독백이 되고 만다. 그 순간 시인은 부끄러워진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공감이 없는 사업은 그저 돈을 만드는 수단에 불과하다.
자신의 치부를 위해 한 사업은 같이 하는 사람들도 마음을 다하기 보다는 그저 몸값 정도의 맡은
역할을 해주기만 할 뿐 의미 없는 시간이 되고 만다.
사람은 본디 의미 없는 시간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의미 없는 행동들에 대해 부끄러워한다.
시를 한 수 지어 놓고 혼자 읊조리면서 자기 만족을 한다면 그것은 물위에 비췬 자기 모습에
반한 어리석은 인간에 다름 아니다.CEO 역시 그런 어리석음과 세상에 대한 부끄러움에
예외적인 존재는 아니다. 그러므로 CEO가 시를 읽고 행복해하며 공감을 이룰 줄 안다면
적어도 그런 어리석음과 부끄러움을 조금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많이 접했던 문장들이고, 흔히 성공학이라고 분류되는 책들에
양념처럼 소개되었던 내용들이 많아서 그저 그런 진부한 내용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내 가슴 속에 갈무리되어 있던 성공의 열망들이 이 책을 읽어가면서 움직이고
걷고 뛰기 시작할 때 이 책에 대해 < 콜럼버스의 달걀>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다산의 지식경영법을 읽고 있던 터라 그런지 꿰미를 잘 꿴 책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혹시 이 책을 읽으면서 심장의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에 대한
열망과 열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보기를 권한다.
책의 편집도 나름 의미가 있었다. 어린 시절을 연상하는 흑백사진들은 작은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하고 무뎌진 각오를 새롭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으며 성공의 의미에 대해 책을 읽는
사람 나름으로 정의 내릴 수 있도록 도와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시 읽는 CEO>가 CEO가 시를 읽어야 하는 필요성이나 시를 암송할 줄 아는 CEO의
교양에 혹은 그 교양이 사업이나 인간관계에 도움을 주는 따위에 초점이 맞추어지지 않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가슴을 울리는 교훈적인 시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한 편의 시를 읽고 공감할 줄 아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지고 한편의
시를 적기 위해 온 마음과 몸의 촉각을 곤두세워 세상의 의미에 민감한 사람이 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 졌으면 한다. 그리고 하나의 시어를 고를 때 수 없이 많은 고민을 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듯이 우리의 삶과 그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과 관계와 의미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자세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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