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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독후감

인생고수

 

[인생고수] 안광복 지음/웅진지식하우스 간

 

인생 고수라...

대뜸 이런 생각이 든다. '인생에 고수가 있나?'

 

바둑에는 고수가 있다.

바둑의 고수들은 하수에 비해 수를 읽는 것이 다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수읽기를 이용해서 하수를 상대할 때면 언제나 이긴다.

그들은 하수가 어떻게 두는지를 안다. 왜냐하면 그들도 한 때는 하수였기 때문이다.

무술 시합이나 많은 개인 운동 경기에서 고수는 하수를 이긴다.

그렇다면 고수는 이기는 사람이다.

하지만 소위 고수라는 사람끼리 시합을 해도 승패가 나뉜다.진사람은 고수가 아닌가?

스스로 생각해도 우문이다.

 

고수는 피라미드의 정상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어느 정도 수준이상이 된, 엄청나게 많은 하수와는 구별되는 사람들이 바로 고수이다.

그렇다면 고수의 그 어느 정도의 수준이란 것은 도대체 무엇이며 어느 정도일까?

하수와 구별되는 특징이 무엇일까?

 

이 책은 철학을 전공한 고등학교 선생이 삶의 많은 문제나 고민에 대해 그가 읽은 책을 쓴 저자들이 제시하는 해법을 나름대로 풀어 쓴 책이다.

아마도 저자에게는 인생의 문제에 대해 답변을 제기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인생 고수라고 생각되었던 모양이다. 누구도 인생에 있어서 완벽할 수는 없고,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고수가 될 수는 없기에 저자는 인생의 다양한 문제를 그 분야의 고수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통해 필요한 가르침을 소개한다.

고등학교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그들에게는 아직 인생의 쓴 맛보다는 인생의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에 항해를 위한 등대가 필요하다. 책에 적힌 글들은 그런 등대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그러나 어른이 보기에는 단지 one-Point- Lesson의 사례를 보는 정도의 내용이다.

크게 주제를 가지고 쓰여진 책이 아니다 보니 책의 내용이 좀 산만하다.

굳이 장을 나눠서 구분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각 장마다의 일관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또한 책의 깊이를 발견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그러나 24권의 책과 저자들은 나름으로 인생의 일가를 이룬 사람들로 평가될 수 있는 사람들

이므로 그들 고수들의 생각과 훌륭한 어록을 대한다는 기분으로 책을 읽으면 한결 편해 진다.

다만 24권의 책들이 대부분 철학자이거나 그들의 삶의 철학이 영향을 미친 사람들이다.

때문에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이유와 목적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바둑 고수들의 대국에서 펼쳐지는 수순처럼 인생의 묘한 수읽기를 기대한 사람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다이제스트를 통해 그런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책을 좀 읽은 사람들은 벌써

깨달았어야 한다.

그래야 고수 반열에 있다고 하지 않을까?

 

저자가 보기에 인생의 고수들을 인생의 문제들에 답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책에 소개된 고수들 제시한 답은 쭈욱 나열해보면 한두 개의 문장으로 요약이 된다.

(24개의 문제와 해법을 모아서 비슷한 것을 뭉치고 빼면 이렇다)

 

"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 너와 나와 우리의 삶의 의미와 처지를 생각하고 

  도덕성을 무기 삼아 삶의 시련에 좌절하지 말고 행동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아라" 

 

두줄로 요약하기에는 너무한가?

 

빅터 프랭클의 역설적 의도, 즉 모든 자유가 구속된 상항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를 찾았던 것이나 ,니어링 부부의 인간과 자연과 어우러지는 건강한 삶에 대한 4:4:4원칙

(4시간은 살기 위해 일하고, 4시간은 전문적인 활동을 위해 일하고 4시간을 사회에 봉사하기

위해 일을 함)은 상당히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스티븐 코비의 '긴급성 중독'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수 있었고 도산선생의 '점진'의 철학이나

E.H.카의 " 과거는 상상하고 미래는 기억한다"라는 말은 내 생각을 다시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인/형상인/작용인/목적인의 소개는 인간관계의 원칙을 정하는데

좋은아이디어를 제공해주었다. 아마도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내가 그들에게 어떤 입장인가를

생각하는데 준거로 사용할 것 같다.

 

그리고 사업가나 세일즈맨들에게는 클라우제비츠의 이 말이 많은 것을 의미할 것이다.

" 계획을 세울 때는 대담하고 영리하게, 행동에 옮길 때는 단호하고 확고하게!

  영광스런 목적을 향한 강한 의지를 품어라!!”

 

책 읽기를 끝내면서 다시금 처음 책 제목을 보고 가졌던 의문이 다시 떠오른다.

'인생에 고수가 있나?'

인생의 고수들은 어떤 수준이어야 하며, 하수와 구별되는 특징은 무엇일까?

 

언뜻 떠오르는 답은 이렇다.

 

인생의 고수는 있다.

그리고 그들은 이기는 사람이다.

그들은 인생의 역경을 이기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은 역경을 이기기 전에 먼저 자신을 이겼던 사람이다.

그들은 자신을 이기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배웠고

남을 배려하는 것을 배웠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자신의 행복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도 인생 고수로 기억되고 싶다.

아니 이런 욕심에서 조차 자유로워야 고수가 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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