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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 자라(Zara)의 프라이타크(Freitag) 가방

 

패션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자라(Zara)는 200여명의 길거리 디자이너(trend spotter)를 통해 소비자들의 패션 니즈와 유행을 수시로 포착한다. 조사결과는 곧바로 디자인으로 연결되고, 고객이 원하는 패션 아이템은 초고속 생산시스템(fashion-on-demand process)으로 만들어져 판매된다. 일반적으로 시장 조사에서부터 신제품이 매장에 공급되는 데까지는 6개월이 걸리지만 자라는 2주일 정도면 끝낸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디자인의 옷도 매장에 4주 이상 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라의 열성 고객들은 더욱 자주 매장을 방문하게 된다. 제품 수명 주기를 짧게 가져가면 소비자의 선호와 맞아떨어질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기 마련이다. 보통 소비자가 자신이 선호하는 매장을 방문하는 것은 1년에 평균 3번 정도인데, 자라의 경우 17번으로 늘어난다. 변화하는 트렌드에 신속하게 맞추려다 보니 광고를 제작할 틈도 없다. 매장이 바로 광고 자체인 셈이다.

최초라는 말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시대 조류에 남보다 먼저 맞추기'란 의미도 된다. 최근의 친환경 소비 풍조에 적극 대응하여 구미(歐美)와 일본 등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이 프라이타크(Freitag) 가방이다. 스위스에 자리한 이 회사는 폐차장에서 가져온 화물차의 방수 덮개로 쓰는 천과 에어백을 이용해 가방 천을 만들고, 자동차의 안전벨트로 가방 끈을 만들었다.

이 제품의 미덕은 단순히 재생품을 원자재로 썼다는 '친환경' 제품이라는 데 머물지 않는다. 화물차 덮개로 만들어 완전한 방수가 가능하고, 안전벨트로 가방 끈을 만들어 절대 끊어지지 않는 내구성을 더했다. 또한 버려진 트럭 덮개를 이리저리 잘라 만들었기 때문에 똑같은 무늬의 디자인이 없고,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마감이 야무지다. 매장의 디스플레이도 새롭다. 속이 들여다보이는 박스에 가지런히 쌓아놓아 그 박스들만으로도 멋진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엉성한 제품이 아니라 오히려 멋지고 개성 있는 패션 제품을 만들었기에 개당 15만~40만원을 호가해도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