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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속의 지혜

황희 정승

 

1001 황희 정승의 아들 길들이기

                                                  정충영교수(www.nsletter.net)

조선 초기의 명재상이었던 황희(黃喜:1363 ~ 1452) 정승은
고려가 망하자 두문동에 은거했으나

이성계의 부름을 받아 다시 벼슬길에 나가 여러 주요 관직을 두루 거쳤고,

18년간 영의정에 재임하여 세종의 가장 신임을 받는 재상으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는 인품이 원만할 뿐 아니라 청렴하여 백성들로부터 존경을 받았으며 청백리로 불립니다.

그는 시문에도 뛰어나 몇 수의 시조 작품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그에게도 술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아들이 하나가 있어 황희 정승에게 큰 두통꺼리였습니다.

여러 차례 훈계도 하고 때로는 매도 들었지만 아들의 버릇은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황희 정승은 무언가 방법을 달리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날 황희 정승은 술을 마시러 나간 아들을 밤늦게까지 마당에 서서 기다렸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밤이 깊어 그의 어깨에 밤이슬이 내려 옷이 축축해질 무렵

술에 취한 아들이 비틀거리며 대문으로 들어섰습니다.

이를 본 그는 아들 앞으로 다가가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술에 취해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본 아들이

자신을 마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세히 들여 보다 술이 확 깨었습니다.

 "아버님, 왜 이러십니까?"

 

황희는 여전히 정중하게 예를 갖추어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무릇 자식이 아비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내 집안의 사람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식이 아니라 내 집에 들어온 손님이나 마찬가지이지요.

내 집에 찾아온 손님을 정중하게 맞이하는 것이 예의인즉 지금 저는 손님을 맞고 있을 뿐입니다."

 

그 뒤로 황희 정승의 아들은 옳지 못한 버릇을 고치고

아버지에 못지않은 청백리 선비의 자세로 학문에 정진했습니다.

못된 버릇을 가진 사람이 높은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그의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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