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곽휘원(郭暉遠)이라는 약간 모자라고 허술한 사람이 있었답니다.
먼 곳으로 벼슬을 나가 있었는데, 기러기 아빠 신세였던 모양입니다.
집이 그리워 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다가 착각을 하여
그만 백지를 넣어 봉하고 보냈다고 합니다.
아내가 오랜만에 남편에게서 온 편지를 꺼내보니
달랑 백지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미소를 머금고 먹을 갈아 이렇게 답신을 써 보냈습니다.
푸른 깁창 아래서 봉함을 뜯었더니
편지지엔 아무 것도 써 있지 않네
아하 ! 우리 님이 이별의 한 품으시고
말없이 그리운 맘 담아 보냈네
청나라 원매의 책 '수원시화'(隨圓詩話)에 적힌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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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가 누군가에게서 백지 편지 한장 받는다면
나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저런 운치를 지닌 여인의 남편은 행복을 맛보고 살다갔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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