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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계곡 물소리

 

[ 계곡 물소리 ]

 

도시를 등지고 나와 다시 산을 등지니
사람이 산에 깃들어 사는 풍경
고개를 들면 같은 하늘이 보인다.

 

아주 잠간의 시간을 벗어났을 뿐인데
이곳은 별천지다.

 

계곡은 비를 핑게로 나에게 말을 건다.
누구시냐고
어디서 왔냐고

 

가까이 사는 무명인이라 답하니
계곡은 아까와는 딴소리로 화를 낸다.

 

왜 이제 왔냐고
무얼 그리 바쁘게 살았으며
어찌 그리 무심하냐고

 

산바람이 청량한 차 한 잔 권한다.
이에 질세라 계곡도 차를 내리며
이런 저런 수다를 늘어 놓는다.

 

졸졸
돌돌
콸콸

 

그늬들도 내 마음 같이 반가운가 보다.

 



계곡
젖은 구름
여린 잎사귀들의
다정한 모습에 취해 
마음은 물미끄럼을 타며
봄 계곡의 웃음 소리를 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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