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란 이름의 산]
진해 안골에 욕망이란 이름의 산이 있지.
바다가 육지로 오르려는 욕망인지
땅이 바다를 향해 품은 것인지 모르지만
언제 부턴가 이 산은 인간의 욕망에
신음하는 산이 되고 말았어.
말이야 좋지.
산을 허물어 바다를 메우고 땅이 생기고
그곳에 부두가 들어서고 또 공장이 들어서고
사람 사는곳을 만들어지면 발전한다고.
돈에 대한 욕망을 대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지..
외지 사람도 그곳에 조상이 혼이 깃들어 있다는 사람도
그렇게 말하지 않아.
하지만 욕심과 욕심을 부추기는 거간들은
대 놓고 돈과 욕망을 이야기하지,
그들에게는 명분이 있어, 개발이라는 명분.
외지 사람에게 그리고 그곳사람에게
그들의 입으로는 할 수 없는, 그러나 듣고 싶은
말을 하는게야. 갖은 핑게에 숨은 돈 이야기 말이야.
남들 다 하는 것이고, 안하면 바보고
따지고 보면 정당한 개발의 혜택을 누려야 할 사람이
바로 당신들이라고...
성경에 예수를 꼬시던 그 놈의 말과 어찌그리 닮았는지...
그런 거간 들 중에 집사 장로 처사 보살이 그득하다지.
산등성이 반쯤 잘려 있으니,
그것도 나라가 잘랐으니 누구 탓을 하겠냐만
그 나라란 것이 결국 사람인 법
그들의 욕망도 저 깨진 돌무더기 어딘가에 묻어있을 터
저 바다 어딘가에 묻혀 있는 욕망의 조각들 위로
흙이 덮히고 콘크리트가 덮히고
그들이 들키고 싶지 않는 욕망이 묻혀 있을 것이란 믿음,
하지만 사람의 믿음이 어디 그러하랴.
누군가 채우지 못한 욕망을 드러낸다면
바닷속 욕망도 땅을 뚫고 나와 공중을 나돌아 다닐거야.
진해 안골에 욕망이란 이름의 산이 있지.
언젠가 이 산이 인간의 욕망에 신음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산과 바다가 서로를 용서하는 저 해안처럼
서로가 힘을 합쳐 욕망의 경계를 허물어가는
그런 시절이 왔을 때일거야.
자연은 인간에게 원하는 것이 없는데
인간은 왜 끊임없이 자연에게 요구하는지 몰라.
솔직하지 못하게, 인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악취나는 욕망을 감추고서 말이야.
사람을 연결한답시고
땅꼬리를 억지로 잡아 당겨 만든 다리,
국민을 위한답시고 자기 이름 석자에 분칠이나 하고
종종 국민의 이름에 똥칠이나 하는 선량,
욕망을 허문답시고 적신 먹물에
결국 욕망을 쌓고 마는 저 수많은 안다는 사람들,
참 바보 같은 존재야, 인간이란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