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몰이해의 조우>
유년기의 낯섬과의 조우는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이다.
모든 것을 다 이해한다는 말과 표정 속에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진실을 발견하는 순간
그들도 낯선 세상을 힘겨워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순간
나 역시 먼 훗날 알게 될 것이라는 예감의 순간
그리고 시간을 반추하며
그 유년기가 낯설어 지기 시작하는 순간
우연히 만나지만
누구에게나 찾아 오는 필연임을 알게 되는 순간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비우고 떠나간 자리가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에 가리는 순간
말라버린 하초에 비아그라를 털어넣는
어느 노인이 이해되는 순간
낯설다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이해할 수 있고
이해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아주 익숙한 생소함이다.
'자작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삶, 낯선 세상 5. (0) | 2012.06.20 |
---|---|
낯선 삶, 낯선 세상 4. (0) | 2012.06.20 |
낯선 삶, 낯선 세상 2. (0) | 2012.06.20 |
낯선 삶, 낯선 세상 1. (0) | 2012.06.20 |
낯선 삶, 낯선 세상 12. (0) | 2012.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