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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낯선 삶, 낯선 세상 2.

2.<거울>

 

거울은 가장 가까이서 우리의 낯섬을
각성케하는 문이다,

 

그것은 세면대 위에 서있기도 하고
갖은 화장품 밟고 있기도 하며
벽 한칸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기도 하며
반투명 유리에 붙어 있기도하며 
창가의 아침 공기가 낯선 풍경 속의 허공에
익숙한 풍경처럼 걸려 있기도 하다.

 

그리고 거울 앞에선 자아는
매번 낯설고
매번 고독하다.

 

거울 앞에선 시간은
모든 소리와 공간과 삶을 담아 흐른다.

복제를 자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원형이
시나브로 깊게 패인 주름을 발견하는 순간
암흑처럼 등장하는 복제와의 괴리

 

복제와 원형의 대면은
서로가 서로에게 낯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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