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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낯선 삶, 낯선 세상 14.

 

 

 

14. <작은 산길>

 

곰삭은 흙내음이 생기로운 산길
피로한 붉은 눈은 푸른 숲에 물들고
이름 모를 새소리며 풀벌레 소리에
낯선 삶에 찌든 耳鳴이 멀어진다.

 

촘촘히 도열한 풀과 나무들
악수하듯 뻗은 손끝을 애무하고
까칠한 손, 여린 손,
부드러운 손, 수줍은 손
그 속에 잠긴 손은 실이 되고
몸은 鳶이 되어 하늘로 오른다.

 

虛空,
이 얼마나 달콤한 호흡인가.

 

내려보면
산이 버티고 강이 흐르고
바다가 보듬은 작은 터에
사람이 깃들어 살고 있거늘
올려 보고 우르러만 보는 옹졸함이란

 

세상의 緣에 감겨 다시 돌아 오지만
남모르는 보석인양 가만히 숨겨 둔다.
자유가 충만한 虛空을 향해 난
곰삭은 흙내음이 생기로운
동네 뒷산 나의 작은 산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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