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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낯선 삶, 낯선 세상 19.

 

19.< 낯선 지천명 >

 

두 발이 내 몸을 지탱하는 순간
자유로워진 두 손이 어색한
그 낯선 순간 멋모르고 박수를 쳤고
할미 박수에 이끌려 멋모르고 걸었고 
옆집 계집아이 박수에 멋모르고 달렸고
하객들의 박수에 멋모르고 결혼을 향해 걸었고
박수치듯 아랫도리에 힘을 주어 아이를 얻고

 

두 발로 선 아이가 박수를 쳤고
아이에게 박수를 주어 걷게 했고
아이에게 박수를 주어 노래하게 했고
아직도 아이에게 박수치듯 등을 토닥거리고

 

아! 박수치며 걸어온 인생

 

나이 스물에 정복한 염세도
나이 서른에 깨달은 출세도
나이 마흔에 내다본 내세도
돌아 보면 우스운 박수 장단

 

귀밑머리 눈내린다 박수 친 적은 없지만
멀리서 박수치는 백발의 나,설레이는 나

 

이제는 박수치지 않은 모든 순간을 용서하며
시간에 대한 부끄러움을 회개하며
박수치며 낯선 걸음을 걸어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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