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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사랑 수사학 39.

 

[ 사랑은 아무나 하는게 ]


누구나 사랑한다 말하지만
아무나 사랑을 알진 못하지
사랑은 아무나 하는게 아냐

사랑은 너를 담은 내가
네 안에 있는 것이지.

누구나 그리운 사람을
애틋한 마음 밭에 담을 수는  있지만
오래 담아 두지 못하면
그 마음에 들어갈 수 없는 거
그것이 사랑일게야.


사랑하는 이의 마음을 여는 것은
사랑하는 내가 먼저 열려 있는 것
그 열림에 숨김이 없는 것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건
나의 전부가 너의 전부를 여는 것
그런 사랑은 아무나 못하지.


사랑은 숲에서 나무를 찾는 거
그 나무가 속한 숲마저 사랑하는 거

가까이 서서  만지고 기대고
느끼는 것만이 사랑이 아냐
나무의 뿌리를 인정하고
그 숲으로 들어갈 줄 아는 용기가
바로 사랑이야

 

사랑은 때론
자신의 뿌리 조차 뽑을 줄 아는 거

바위틈에 살아 남은 나무가
숲을 이루지 못하듯
생존을 위한 사랑은 항상 외로운 법
사랑은 한다는 건
때론 죽어야 산다는 걸 아는 거
그래서 사랑은 아무나 못한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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