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이유.3]
사람이 사람을 떠날 때
다만 할 수 있는 것은
진심어린 침묵 뿐입니다.
만해의 님이 님인 까닭은
기룬 것의 침묵 때문이요
육사의 광야가 비어있지 않음도
소리없는 닭 울음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외침은
밤이 되면 결국 침묵 속으로 녹아듭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육신을 벗은 자유는 침묵하지만
육신에 담긴 구속들은 통곡합니다.
이처럼 침묵을 침묵으로 맞고
침묵을 침묵으로 보낼 수 있는 깨달음은
말문을 닫아야 비로소 열리는
모든 살아 있는 언어의 열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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