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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좋은 글 다루기

 

삶에 있어 많은 자극이 필요하지만 그 중 우리의 의식에 직접 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이다. 말은 본질적으로 청각적인 자극이지만 인간은 그것을 시각적 자극으로 바꿀 수 있었다. 바로 글이다.이런 말과 글이 하루 하루의 삶 뿐 아니라 평생의 지침이 되기도 하기에 사람들은 좋은 글이나 잠언이나 금언을 가까이 하기도 한다. 물론 지적 허영을 때문에 이런 글을 찾아 외우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그런 사람도 좋은 말이 다른 사람에 선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기에 그리 사용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말이나 글이 손으로 필사되어 한권의 노트를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요즘도 드물게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오려서 붙인다. 전자적인 공간에. 그러다 보니 소위 좋은 글이란 것들이 그냥 그대로 번져 나갈 뿐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자신에게 좋은 느낌을 준 말이나 글을 무분별하게 퍼다 나르는 사람들은 그 퍼다 나르는 행위가 타인을 위한 것으로 일말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그 말이나 글은 조금 더 살펴 보면 단면적이거나 모순을 내포하고 있거나 억지를 부리는 것도 많다, 이런 것들은 걸러져야 한다. 그런 여과 작업은 물론 어느 정도의 내공이 필요하다. 그 내공은 폭넓은 독서와 깊은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여과를 위해 독서를 하라면 불을 끄기 위해 옆의 바가지물을 두고 소방차를 기다리라는 것처럼 여기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좋은말일수록 꼭꼭 씹어 보라 권한다. 그래야지 보기에만 좋은 말인지 보기에도 좋은 말이지가 구분이 된다. 그냥 한 번 읽고 글을 퍼다 나른다면 그 말을 곱씹기도 전에 삼킨 꼴이어서 스스로도 소화가 되지 않을 뿐더러, 그나마 남을 위한다는 배려마저 상한 음식을 배달한 꼴로 전락한다.

 

  남의 말을 옮길 때는 여러 번 생각해야 한다. 말한 사람을 생각해야 하고 들을 사람을 생각해야 하고 그리고 나를 생각해야 한다. Why 와 What for, How 정도는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 이 정도만 하더라도 좋은 말이 단순히 복사기 위에 놓여지지 않고 보다 다른 관점 즉 다양성의 세계에라도 공헌하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