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백수론 : 白鬚論 (鬚 : 수염 수)
흰 수염 하면 한국사람은 도사나 산신령 도력이 높은 고승이나 무술의 고수를 떠올린다.
말하자면 한 수 하는 사람을 떠올린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보통 한 수가 아니라 아주 탁월한
한 수를 구사하는 사람들만이 흰 수염의 자격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한 수 구사하게 되기 까지는 끊임없는 자기 수련이 필요하다.
수련은 육체적인 수련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위한 정신적인 수련을 병행한다.
심신의 수양이 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의 白鬚는 健達과 같은 의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더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이 白鬚의 수련 과정과 공력의 상승 과정이다.
어린아이가 말문을 트기 시작할 때는 “엄마”에 해당하는 말을 하면서부터이다.
그런데 이 엄마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약 2만 번 정도 엄마라는 말을 들어야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아동이 다음 단계의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 학습에
어느 정도 최소 시간이 요구된다고 한다. 이것을 교육학에서는 필요학습시수 라고 한다.
이 필요학습시수는 달리 일정 시간이 지나면 그 이전 단계에 대한 이해가 저절로 혹은 쉽게
이루어 진다는 것을 설명하는데도 사용된다. 예를 들자면 고등학생쯤 되면 중학교 시절이나
초등학교 시절에는 잘 모르던 내용도 쉽게 이해한다는 것이다.
백수의 수련 과정도 이와 같다. 적어도 개량 건달로서 한 수 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이상은
수련을 거쳐야 하고, 또 일정 수준에 이르러 스스로 알아서 깨우칠 수 있는 건달이 되기 위해서는
수염이 쉴 정도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의미는 생각하고 고뇌한 만큼 정화되고 풍부해진다.
白鬚가 되기까지 정화되고 풍부한 의미를 가지고 개량 건달을 형용한다면,
白鬚 乾達은 ‘구제 본능’을 가진 능력자로 변신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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