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 울음소리 귀 기울이던 그대
어디 있는가?
영변에 약산 진달래 먼저
뿌리고
그길 따라 걸어가 애간장을 태우던
그대 어디 있는가?
청산리 벽계수를 희롱하며
돌부처 아랫도리 돌려 세우던 그대
어디 있는가?
가지 않는 길을 앞에
두고
눈물 흘리며 그 길을 걸어갔던
그대 어디 있는가?
작은 길을 걸어 가신 님의
뒷모습을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불어 넣고
일장기 흔들던 그대 어디 있는가?
그 많은 여정과 그 많은 의미의
파편들을 세상에 뿌려 놓고
책임지지 못할 말들로 뭇
가슴에
불면의 밤을 심어둔 그대들
모두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