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詩를 쓰지 못하는 이유
나이
서른이 넘으면
시를 쓸 수 있겠거니
나의 언어로 세상을 말할 수
있겠거니
자식들 재롱에 아내의 사랑을 올올이 엮은 시를 짓고
삶의 무게는 점점
줄어들어
행복을 나누며 살 수 있겠거니,
살아가면서 지혜가
늘고
살아가면서 의미가 깊어지고
살아가면서 중심이 잡혀지리라
그러나 지난 달력 속에 비친
내 모습은
처세라는 포장
속에 위선이 늘고
안정이라는 포장 속에 게으름이
늘고
욕망은 부풀고 현실은 오그라들고
자신감은 허풍으로 변해 버리고.
생각만큼의 행동이
없는 괘씸한 습관만 남고,
나는 아직 시를 쓰지
못하고
다만
내 나이
마흔이면
시를 쓸 것이라는 각오만 새롭게 한다.
자작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