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할매
울 할매 무덤가엔 잡초가
넉넉합니다.
살아 생전 속 태우던 그
설움만큼
베어도 베어도 가실 줄
모르고
항상 넉넉히 뿜어져
올라옵니다.
저 세상 떠나시기
전까지
우리 손주 자랑에 침이 마르던
울 할매
가시는 길도 지켜드리지 못한
손자는
부끄러운 자랑들을 베고만
있습니다.
한줌 재가 되어 하늘로 가신
울 할매
오늘도 어김없이 잡초를
내어
찾은 손자 심심찮게 말을
건냅니다.
애들은 잘 크는지
손부는 잘있는지
애비는 어떤지 , 애미는 어떤지 …
미주알 고주알 성가시게 묻는다
짜증내면
한 줌 바람을 들어 땀을 닦아
줍니다.
“할매, 그래도 내가 좋나…..”하는 말로
응석을 대신하고는
미안한 마음만 쌓아 두고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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