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작시들

울 할매

울 할매

 

 

울 할매 무덤가엔 잡초가 넉넉합니다.

 

살아 생전 속 태우던 그 설움만큼 

베어도 베어도 가실 줄 모르고

항상 넉넉히 뿜어져 올라옵니다.

 

저 세상 떠나시기 전까지

우리 손주 자랑에 침이 마르던 울 할매

가시는 길도 지켜드리지 못한 손자는

부끄러운 자랑들을 베고만 있습니다.

 

한줌 재가 되어 하늘로 가신 울 할매

오늘도 어김없이 잡초를 내어

찾은 손자 심심찮게 말을 건냅니다.

 

애들은 잘 크는지

손부는 잘있는지

애비는 어떤지 , 애미는 어떤지 …

 

미주알 고주알 성가시게 묻는다 짜증내면

한 줌 바람을 들어 땀을 닦아 줍니다.

 

“할매, 그래도 내가 좋나…..”하는 말로

응석을 대신하고는

미안한 마음만 쌓아 두고 내려옵니다.

'자작시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여, 당신의 사랑 받는 딸이 되게 하옵소서  (0) 2006.05.11
작은 신앙  (0) 2006.05.11
오월의 바람처럼  (0) 2006.05.11
아직도 詩를 쓰지 못하는 이유  (0) 2006.05.11
연인이기 이전에  (0) 200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