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안개와 부끄러운 이유]
詩人도 아닌 것이 詩 한 수 적어보려
밤이 익은 海邊를 거닌다.
난데 없는 海霧에
한 편 詩를 만난 듯 담배를 물고
멀리 불빛을 응시해보지만
물에 술 탄 듯
연기만 안개 속으로 뿜고 만다.
마음은
나의 정신이 이 안개를 감싸기 원하지만
안개는 아랑곳 않고
내 몸 구석 구석에 축축한 흔적을 남긴다.
길가는 여자를 꼬드기려다
오히려 당한 기분.
" 밤안개~가"를 크게 부르며
자는 사람들을 깨워
나를 알아주는 이 있으면 하는 恥氣를 부려 보지만
恥氣는 '無知한 俗人'의 辱說로 돌아오고
海霧로 因해 詩人이 되고팠던 그 첫 마음 조차
이부자리에서는 베개로 얼굴을 혼자 가리는
부끄러운 理由가 된다.
2007.유월.마지막 날.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