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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독후감

독서의 치료 효과

 

영국 보건기관 ‘비블리오테라피’로 불안장애·알코올의존환자 치료 입증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독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비블리오테라피’란 이 치료법은 약 없이도 우울증, 불안장애, 알코올의존 초기단계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치열한 경쟁과 과중한 업무, 가족·대인관계 등 현대인의 스트레스가 늘면서 신경·정신질환 발병율 또한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9월 발표에서 60개국 24만5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한 결과 지난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3.2%로 천식(3.3%)과 비슷한 수치였으며 당뇨병(2.0%)보다는 월등히 많은 흔한 질병이라고 밝혔다.

또 가장 최근 실시된 종합통계인 2002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 신경 장애가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하는 총 질병부담의

약 18%를 차지했고 그 중 우울증이 6%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에 빠지거나 초조, 불안, 불면 등 심리적 불안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에게 ‘독서’를 처방하는 의사들이

늘고있다.

 

‘비블리오테라피’로 불리는 이 치료법은 상당수의 자기개발 저서들이 환자의 정신적 건강을 현저히 향상시킨다는

일련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이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심리학전문학술지인 ‘행동연구와 치료’는 5월에만 2건의 우울증환자와 감정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비블리오테라피 연구사례를 발표했다.

 

또 영국 공중보건시스템은 올해들어 수만명의 환자들에게 자기개발 도서 읽기를 처방했다.

카디프 대학의 닐 프러드 심리학교수는 “경미한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상당수가 비블리오테라피로 증상이 완화돼

추가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까지 호전됐다”고 밝혔다.

 

자기개발 도서는 수십 년전부터 출판사와 대중으로 부터 가장 많은 인기를 얻어왔다.

시장조사전문기업인 ‘심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올해 자기개발용 책 판매수익은 지난해보다 늘어 6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자기개발 도서가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출시된 수만권 중 단 5%만이 임상실험을 거쳤을 뿐이기 때문. 현재 자기개발용 책들은 마치 마법의 약물처럼

여겨지는 반면 아무런 관리규제가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여러 임상실험 결과 과학 및 의료적 지식이 없는 작가들이

저명한 의사만큼이나 우울증 치료로 유명해 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공동으로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질환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시험은 의약품에 대한 연구와 같은 형태로 이뤄진다. 즉, 우울증 환자의 치료 전 후 상태와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상태를 비교하는 것. 여러 임상실험 결과 중에서도 특히 스탠포드대학 데이빗 번스의 정신의학자 ‘약없이

불안에서 벗어나기’란 책은 상당수 독자의 우울증 증상을 완화해 준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경우 우울증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6개월 까지 기다려야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공중보건시스템은

긴급히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단계의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이들에 대해 치료 첫 단계로 ‘비블리오테라피’를 권하고 있다.

물론 비블리오테라피가 기존 우울증 치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2003년 임상심리학저널에 실린 글에 따르면 비블리오테라피는 일부 우울증과 경미한 알코올의존, 불안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저널은 “알코올중독이나 흡연의존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